
한국은행 7월 통화정책방향회의가 10일 열리는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동결하고, 통화정책 여력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7일 초강도 부동산 규제로 잠재운 서울 부동산 불안과 급등하는 가계부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100명 중 93명은 한국은행 금통위는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만 보면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내수 부진에 트럼프 관세에 따른 수출 타격과 미·중 무역 갈등 여파에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가 0.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한은이 금리를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근거는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가계부채 오름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라는 점이 지목된다. 지난달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06% 상승했고, 서울 아파트는 0.43% 올라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늘며 지난해 8월(9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제기된 점도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 한미 역전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0%포인트다. 미국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일단 관망할때라는 시각이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기 방어를 위한 한은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7월 금통위에서 한은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다만 “한은이 새 정부의 재정 정책과 미 연준과의 내외 금리차 확대, 환율 및 가계부채 등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완화 속도는 분기당 1회 인하 수준 정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정책 시행으로 인한 수출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상존하는 등 저성장 우려가 남아있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겠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할 때 7월에는 금융안정 요인에 집중하면서 동결을 전망한다”며 “한은이 그렇다고 해서 매파적인 성향으로 돌아서며 앞으로의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7월 동결 이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효과를 지켜보면서 추가 인하 시점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