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2.50%로 동결…경기 부양보단 집값 잡기 우선

-올해 1월 금리 동결…2·5월 금리 다시 낮춰
-“주택 시장 과열 진정시킬 필요…동결 결정
-“4명 3개월 뒤 인하 가능성…가계부채 임계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7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트럼프 관세 여파에 따른 수출 타격, 소비 위축 등 금리 인하 필요성에도 부동산 불안과 가계부채 급등세,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현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도하게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지 않음으로써 주택 시장 과열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현재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나머지는 3개월 후에도 금리를 2.50%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을 많이 제약하는 임계 수준에 와 있다”며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대심리를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게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라고 평가했다. 이어 6·27 부동산 대출 규제와 관련해 “정부가 과감한 정책을 발표한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며 “한은과 정부가 공조하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2회 연속 금리를 낮춘 이후 올해 1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2월과 5월 다시 금리를 낮췄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소비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개선되고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면서 성장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며 “앞으로 소비가 경제심리 개선,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점차 회복되고 수출은 미 관세 부과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성장 경로는 대미 무역협상의 전개 상황, 내수 개선 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 지속, 농산물·석유류 가격 기저효과 등으로 2.2%로 높아졌다”면서도 “낮은 수요 압력, 국제유가 안정세 등으로 2%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집값과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주택 시장은 서울 등 수도권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다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 이후 다소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지방은 부진을 지속했다”며 “가계대출은 그간 확대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봤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시장·가계부채 리스크가 증대된 만큼 거시건전성정책의 효과를 점검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