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부족한 인뱅, 고강도 규제로 깊어지는 고민

-시중은행 가계·기업대출 비중 5대5로 기업대출 확대로 대응
-인뱅 개인사업자대출·비이자 수익 확대 전망…연체율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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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정부가 발표한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하반기 은행들의 영업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큰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뱅크)의 경우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뱅크의 대출자산 대부분이 가계대출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이 보통 5 대 5 수준으로 균형을 이뤄 가계대출을 줄이더라도 기업대출 확대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별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총여신은 43조2022억원으로 이 중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41조3076억원(95.6%)을 차지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말 기준 총여신(16조2670억원) 중 92.9%에 해당하는 15조1156억원이 가계대출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총여신 14조6271억원 중 13조1162억원(89.67%)이 신용대출 및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이 포함된 가계대출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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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긴급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연초 대비 50% 감축, 차주의 상환능력과 관계없이 주담대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성장을 지향하는 인터넷뱅크에는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정책”이라며 “대출자산 대부분이 가계대출로 구성돼 전체 성장 여력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규제 대상이 아닌 비수도권의 대출 성장, 가계대출을 대체할 소상공인 대출 증가와 비이자 이익의 플랫폼, 수수료 수익 증대, 스테이블코인 등 시장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인터넷뱅크들은 개인 사업자 대출 등 기업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이자수익 다각화로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부터 기업대출 영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일환으로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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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 역시 하반기 개인사업자 비대면 담보대출 출시, 플랫폼을 통한 비이자 수익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기준 비이자 수익이 전년 대비 33%가량 증가했다.

 

 인터넷뱅크들은 법적으로 대기업 대출이 불가능하며, 중소기업 대출은 허용된다. 그러나 영업 지점이 없이 비대면 영업만 하는 인터넷뱅크 특성상 이마저도 쉽지 않아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코로나19 이후 내수 경기 부진 등으로 연체율이 높아 리스크 관리에 대한 부담이 높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은 가계대출 감소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기업대출 활성화, 인수금융 등 수익원 다각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기업대출에서 모든 은행이 수혜를 누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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