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허리 질환, 디스크와 협착증의 차이점은?

허리 통증은 이제 특정 연령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사무직 근로자, 운전기사, 학생, 주부 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 됐다. 만일 통증이 허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리 쪽으로 퍼지거나, 오래 앉거나 서 있을 때 더 심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을 넘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허리 질환이지만, 발생 원인과 통증의 양상은 서로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탈출하면서 신경을 눌러 발생한다.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가 두꺼워지고 주변 구조물들이 점차 비후되면서 통로가 좁아진다. 신경이 눌리면 걷는 도중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 간헐적 파행이 나타나며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에서 디스크와는 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이처럼 통증의 양상이나 특징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질환을 구분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영상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 되는 주요 조직이기 때문에 척추 질환이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수술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은 비교적 초기 단계에 발견하고 신경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비수술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척추 질환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20% 정도에 불과하다.

 

척추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도수치료다. 해부학적 지식과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손으로 척추와 관절, 주변 근육을 조작해 잘못된 정렬을 바로잡고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치료다. 단순한 마사지나 스트레칭과 달리 만성 통증이나 자세 불균형, 근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C-arm이라는 실시간 X-레이 영상장비를 활용한 주사치료도 효과적이다. 영상장비를 이용해 병변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면서 약물을 투여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염증과 신경 압박 등 통증의 원인을 해소하며 절개나 마취 등이 필요하지 않아 고령자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이밖에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인대증식치료 ▲DNA 성분을 이용해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PDRN 주사 ▲고출력 레이저를 통한 HILT 고강도 레이저 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이영주 목동 뽀빠이통증의학과 원장(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모두 정확한 진단과 함께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수술까지 갈 필요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며 “따라서 반복되는 통증이나 다리 저림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더 미루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찾고 비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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