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기업을 가다] K-인사관리 모범 휴먼컨설팅그룹, 한국 넘어 세계로

24년 업력 보유한 HR 테크 산업 리더
컨설팅부터 솔루션 운영까지 HR 토털 서비스 제공
‘고객 성공’ 매진…지난해 매출 396억원으로 성장
매출의 15% R&D에 투자…AI 서비스 개발 매진
해외 진출 타진…동남아·미국·일본 시장 고려

고금리·고물가·고환율까지 삼중고로 산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투자시장의 자금도 얼어붙었다. 하지만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유례없는 위기에 주눅 들기보다 뚝심 있게 기술을 혁신하며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그들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빛나는 아이디어로 주목받는 알짜배기 기업들을 만나본다.

 

박재현 대표가 2001년 설립한 휴먼컨설팅그룹은 컨설팅부터 e-HR 솔루션, 아웃소싱에 이르는 HR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HR 테크 리더를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두홍 기자

 인적자원의 효율화는 모든 기업의 숙제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재와 인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산성이 좌우된다. 과거에는 인사관리(HR) 담당자가 엑셀과 같은 간단한 소프트웨어로 회사의 살림을 컨트롤하는 방식이었지만, 기술의 발전은 HR의 디지털화를 불러왔다.

 

 휴먼컨설팅그룹(이하 HCG)은 HR 컨설팅부터 e-HR 솔루션, 급여 아웃소싱까지 업계 유일 HR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HR 테크 키 플레이어다. 이제는 회사의 캐시카우가 된 e-HR 솔루션의 경우, 기업의 규모에 따라 2개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구독형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발 비용을 줄이고, 구축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박재현 HCG 대표는 HR 테크라는 이름마저 생소했던 2001년 회사를 설립했다. 24년의 업력과 수많은 고객사로부터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제는 해외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회사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도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며 회사의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는 박 대표는 HR 테크의 판도를 바꿀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컨설팅 전문가, K-HR 시장 가능성 엿보다

 

 외국계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던 박 대표는 1997년 발생한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국 시장에 적합한 HR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당시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해외 모범사례(Best Practice)를 도입했지만, 현실과의 괴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박 대표는 “HR 선진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우 직무성과주의 인사 제도를 수립하는 HR 컨설팅 서비스가 필요하고, 또 수립된 제도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시스템적 도구인 e-HR 솔루션 구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2001년 HCG를 설립해 컨설팅 사업을 먼저 시작했고, 이듬 해인 2002년에는 e-HR 솔루션 사업부를 만들어 솔루션 개발 작업을 시작했다. 초기 10여년 동안은 컨설팅 사업부가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이후 대기업용 e-HR 패키지인 휴넬(hunel), 중소기업용 제이드(JaD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시장에 연착륙했다. 특히 휴넬의 경우 사용자 수가 70만에 가까운 업계 1위 제품으로, 국내 경쟁사뿐만 아니라 외산 제품과도 경쟁하고 있다.

 

 HCG는 e-HR 패키지 비즈니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종의 구독형 서비스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 눈을 돌렸다. 우선 2016년 클라우드 기반의 상시 성과관리 솔루션을 개발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국내에서 SaaS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점이지만 고객의 보이지 않는 수요까지 파악한 것이다. 박 대표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벌써 도입돼 쓰기 시작했던 시기지만, 국내에서는 HCG가 상당히 빠르게 시작한 편”이라고 전했다.

 

 HCG는 해당 솔루션에 대한 호응을 바탕으로 그 동안 축적된 고객 베이스와 SaaS 제품 개발∙서비스 노하우를 활용해 지난해 올인원 HR SaaS 플랫폼인 탈렌엑스(talenx)를 론칭했다.

 

 2018년 출시한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를 포함하면, HCG는 컨설팅-솔루션-유지∙보수-아웃소싱에 이르는 HR 토털 서비스 제공자가 됐다. 박 대표는 “각 부문간 크로스셀링은 매출 확보의 키 포인트”라며 “고객들도 시스템 구축부터 유지∙보수, 서비스 수행에 이르기까지 단절되지 않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받게 돼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특히 패키지 솔루션 고객 중 90% 이상은 유지보수 서비스 계약까지 하고 있으며, 급여 아웃소싱 고객의 대부분은 HCG 솔루션을 구입 또는 구독하고 있다.

 

휴먼컨설팅그룹의 e-HR 솔루션 ‘휴넬’을 구동한 모습. 휴먼컨설팅그룹 제공

 ◆고객 성공 목표로 매출의 25% 연구에 투자…다음 먹거리는 AI

 

 HCG의 24년 업력은 쉽게 이룬 결과물이 아니다. HR 테크 산업은 기업의 생산성과 인적자원 관리 효율성이 대두되면서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장에 여러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HCG처럼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사례는 없다.

 

 반면 HCG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데 급급하지 않고, 상당 기간 베이스를 축적하면서 비즈니스를 준비해왔다. 이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구현하는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까지 내다보는 ‘고객 성공’을 철학으로 두고 있기에 가능했다.

 

 박 대표는 “HR 분야에서 저희만큼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알고 서비스하는 업체는 없다. 저희보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고객과 인연을 맺고 있는 업체도, 더 많은 고객 베이스를 갖춘 업체도 없다”며 “이 때문에 HCG는 실전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자신했다.

 

 고객 성공을 위한 진심은 실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HCG의 지난해 매출은 396억원, 당기순이익은 58억5000만원으로 실적상으로도 명실상부 업계 톱 티어임을 확인했다.

 

 HCG는 회사의 꾸준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매출액의 25% 이상을 R&D에 투자했다”며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도 지난해 연매출의 15%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출과 솔루션 구매 및 구독 고객 수의 증가세를 보면 꾸준한 제품 업그레이드와 혁신 제품 개발 등 R&D 투자 확대가 전반적인 매출 성장율을 견인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정보 보안 이슈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HCG는 지난해 ISMS와 ISO∙IEC 27001 등 국내외 공식적 정보보호 인증을 취득했으며, 가장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금융권 보안 레벨에 맞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AI가 결합된 HR 서비스가 조만간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CG는 2023년 이후 Al HR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고, 올해 초에는 공식 인증을 받은 기업부설연구소 AI HR R&D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AI R&D 투자를 목표로 하는 기술보증기금의 유동화 보증 사채 발행을 진행해 6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박 대표는 “현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AI 분야는 급여지급 Al 에이전트”라며 “성과관리, 인재관리, Al 챗봇, HR 대시보드 분야 등의 Al 에이전트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HR 분야에서의 Al 에이전트는 시장을 통째로 뒤엎을 수 있는 혁신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 생각이다. HCG는 앞선 솔루션들을 개발할 때 그랬듯 이번에도 선제적인 R&D 대응을 통해 그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재현 휴먼컨설팅그룹 대표가 세계비즈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업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가능성 무궁무진한 HR 테크 시장…세계 속 HCG 꿈꾼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채용 문이 좁아졌음에도 기업은 HR 테크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 역시 HR 테크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근로 환경과 방식이 크게 변화하면서 HR 테크 산업에 많은 투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효과가 뛰어나되 운영비용을 효율화 시킬 수 있는 HR 테크 솔루션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며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2030년까지 글로벌 HR 테크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13% 정도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볼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 근로형태의 다변화, 생산성 확보를 위한 성과관리 필요성 증대 등의 HR 환경 격변이 오히려 HR 테크에 대한 기업들의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국내는 HR 테크 시장의 대상이 되는 기업체 수와 급여생활자 숫자가 경기에 따라 들쑥날쑥하지만 그래도 중기적으로 보면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리서치 기관마다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2조5000억~2조8000억원 규모 시장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HCG는 해외 시장, 그 중에서도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 진출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 글로벌 모범사례와 K-HR이 결합된 HCG의 솔루션과 서비스가 서구 서진국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잠재적 해외 파트너사들의 의견도 있다”며 “조만간 해외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도출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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