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 마지막 주말…번호이동 과열 양상

SK텔레콤의 위약금 해지 종료 기한을 앞두고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의 모습. 뉴시스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기한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입자 유치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는 14일로 위약금 면제가 종료되더라도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7·플립7 사전 예약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예정돼 있어 통신 3사의 뺏고 뺏기는 점유율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해킹 사실을 신고한 4월 22일부터 7월 12일까지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79만3187명이다. 이 가운데 41만8817명은 KT로, 37만4370명은 LG유플러스로 옮겼다.

 

 같은 기간 KT·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규모를 감안해도 SK텔레콤 가입자는 총 57만6037명 순감했다.

 

 4월 말 하루 3만명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던 이탈 행렬은 점차 잦아들어 지난달에는 하루 순감 규모가 1만명 안팎으로 줄었다. SK텔레콤의 유심 교체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신규 가입자가 이탈자를 넘어선 날도 있었다.

 

 그러나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번호이동이 다시금 확산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적용한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12만4414명이 다른 통신사로 떠났다. 특히 토요일인 전날 하루동안 가입자가 1만5288명 순감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규모 유지를 위해 다음달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를 포함해 약 2400만명의 통신 요금을 50% 할인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연말까지는 가입자 전원에게 매월 데이터 50GB도 제공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40% 방어선이 무너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4월 기준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40.08%, KT 23.45%, LG유플러스 19.22% 수준이다. 이같은 점유율은 그동안 큰 변동 없이 유지돼 왔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가입자를 흡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물밑에서는 위약금 면제 기한인 오는 14일까지 최대한 고객을 지키고 뺏어오려는 통신사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해킹 사태 이전인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3사 모두 40만원 안팎을 유지하던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은 사태 후 KT와 LG유플러스가 금액을 올리며 사실상 보조금 전쟁으로 확산했다. 성지로 불리는 일부 판매점에서는 단통법 시행 이전에나 보던 줄 세우기 광경까지 재현됐다. 지난달 중순 갤럭시 S25 기준으로는 통신 3사 모두 100만원이 훌쩍 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지난주에도 SK텔레콤이 100만원 선, KT·LG유플러스가 70∼80만원 선을 유지했다.

 

 여기에 오는 15일 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플립7 시리즈의 사전 예약이 시작되고, 22일에는 단말기 지원금을 규제했던 단통법이 폐지돼 보조금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시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통위는 통신사의 허위·과장 광고 등 과도한 마케팅에 대한 실태점검을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에는 이동통신 3사 임원 간담회를 열어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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