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생활 방식은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 이에 따라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미용을 넘어 건강 유지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비만 치료를 위한 주사제 ‘마운자로’가 주목받고 있다.
마운자로는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GIP와 GLP-1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주사형 치료제다. 기존 GLP-1 단독 약물보다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 결과로 큰 주목을 받았다. 72주간 투여했을 때 체중의 20% 이상이 감소한 사례가 보고되면서, 단순한 식단 조절이나 운동만으로는 감량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에는 약물 없이 식단과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질병으로서의 비만’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마운자로는 이 같은 인식 변화를 반영하듯 당뇨 환자와 비만 환자 모두에게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약제별로 주의사항 및 금기사항이 상이하여 개개인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런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운자로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약물을 단순한 다이어트 주사로 오해하거나, 처방 없이 해외 직구나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고용량 제품을 나눠 쓰는 방식까지 공유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실제로 마운자로는 사용 초기에 위장 장애를 포함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오심, 구토, 설사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드물지만 급성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의료진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작용은 대부분 용량 증가 구간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완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의료진의 관찰 없이 임의로 약을 사용하는 것은 부작용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마운자로에 대한 기대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체중 감소뿐 아니라 체지방 비율 감소, 당화혈색소 개선 등 다양한 지표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GLP-1 단일 작용제 대비 높은 체중 감량 수치가 보고되면서, 이전 약물로 만족하지 못했던 환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마운자로는 단독으로 체중을 줄이는 마법의 약이 아니다. 이 약은 식이조절과 운동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해야만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보조요법'으로 허가된 치료제다. 따라서 단순히 주사 한 방으로 살이 빠질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 꾸준한 관리 없이 약물에만 의존할 경우 감량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고,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경은 수원 유레카내과의원 원장은 “마운자로는 분명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지만, 개인별 상태에 따라 반응과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 감량보다 장기적인 건강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