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대규모 주식 매도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일 매도세를 보이는 개인 투자자와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 확대에 나서면서 증시 활황을 주도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668억원 순매수해 6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66억원, 1366억원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일을 제외한 10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7조497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각각 4조9236억원, 1조9378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최근 상승장을 이끈 반도체 업종을 주로 팔아치웠다. 9월 들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3조4776억원, 2조3115억원을 매도했다.
또한 최근 해킹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통신업종의 주가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한 주간 업종별 지수를 보면 전기·전자(10.46%), 금속(7.21%), 제조(6.49%), IT·서비스(5.45%), 의료·정밀(5.15%), 비금속(4.38%) 등 대부분 업종이 상승했다. 하락한 업종지수는 통신(-0.44%)이 유일했다.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사태 여파로 KT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자심리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개미들은 지수 하락의 두 배를 추종하는 곱버스(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도 자금을 쏟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전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을 3371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3억원, 376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들이 이처럼 국내 증시에 매도세로 대응하는 것은 가파른 상승세에 따라 단기 조정이 올 것으로 예상하거나 향후 주가가 조정된 이후 들어가려는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3400선에서 심리적 저항과 차익 실현 압력이 증가하면서 개인, 기관 투자자는 매도로 대응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가 급상승하는 와중에 기술적 부담이 명백해 차익 실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은정·노성우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