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역사를 다시 썼다.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증시 활성화 정책과 반도체업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다면 추가적인 지수 상승도 가능하다고 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24% 오른 3449.62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1% 오른 3421.13으로 출발해 5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점을 갈아 치웠다. 11거래일 연속 상승이기도 하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0.1% 내린 851.8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의 9월 수익률은 지난 12일 기준 6.58%로 세계 주요국 대표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6.30%)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PHLX·5.87%), 홍콩 항셍지수(5.23%), 대만 가권지수(5.12%), 일본 닛케이 255 지수(4.80%), 홍콩 항셍 H지수(4.66%), 태국 SET 지수(4.61%) 등 아시아 증시가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럽 증시는 영국 FTSE100 지수(1.04%)와 이탈리아 FTSE-MIB 지수(0.88%), 유로스톡스50 지수(0.73%) 등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면서 고공행진했다. 정부가 전날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대주주 기준을 강화해 세수를 늘리려던 원래 계획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증시 활성화 대책도 나왔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 펀드를 조성하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지원한다.
증시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RX 증권 지수는 지난 1일 1290.79에서 전날 1531.25로 18% 넘게 상승했다. 특히 KRX 증권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약 110% 급등하며 KRX 지수 가운데 연초 대비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술주도 9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연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7만9500을 찍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째 오름세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장 한때 35만4000원까지 올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에선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개선, 새 정부의 산업 정책에 대한 기대, 반도체업종의 실적 개선 등 세 가지 동력이 이어지면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주식 양도세 기준 하향 철회 등 긍정적인 뉴스를 바탕으로 당분간 국내 증시는 고점 돌파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