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TV…삼성·LG, 인력 효율화로 돌파구 찾는다

중국산 저가공세에 실적 빨간불
삼성 VD사업부, RGB 마이크로 LED TV 승부수
LG MS사업본부, 2년 만에 희망퇴직 단행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5’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이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TV 사업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력 효율화와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고 있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최근 일부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등 인력 효율화에 나섰다.

 

앞서 LG전자도 TV 사업을 맡고 있는 MS사업본부가 2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만 50세 이상 또는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최대 3년치 연봉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TV 사업의 위기 배경에는 중국의 약진이 있다.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을 무기로 출하량을 늘리는 동시에 삼성·LG가 장악하던 프리미엄 TV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19.2%), TCL(13.7%), 하이센스(11.9%), LG전자(10.7%) 순이다. 같은 기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하이센스와 TCL의 합산 점유율이 39%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늘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39%에서 28%로 11%포인트 감소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 VD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1080억원에서 올해 6350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MS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19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주요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중국 업체와 차별화할 비장의 신무기도 해결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카드를 꺼냈다. 삼성전자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5’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115형 RGB 마이크로 LED TV는 마이크로 LED 소자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여 더 높은 색 재현율을 달성했다.

 

중국 하이센스·TCL의 미니 LED TV와의 성능 차이를 강조하며 기존 LCD TV와 OLED TV 사이 품질을 강조했다.

 

다만 높은 가격대가 걸림돌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115형 RGB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4000만원 중반대다.

 

이와 관련해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가전사업부장은 IFA 2025 간담회에서 “내년 초에는 65인치부터 98인치까지 다양한 크기를 선보이겠다”며 “이 정도면 살 수 있겠구나 하는 가격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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