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로 연매출 10조 美기업과 맞손

-글로벌 엔지니어링사 KBR과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 상용화 MOU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오른쪽)과 크리시나아이아 KBR 최고기술관리자가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BMR) 라이선싱을 위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KBR(미국)과 잠재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BMR은 리튬을 선(先)회수하는 독자 공정으로 기존 방식과 뚜렷한 차별성을 지니는 폐배터리 수산화리튬 직접 회수 기술을 가리킨다.

 

전날 포르투갈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배터리 원소재 컨퍼런스 ‘패스트마켓 컨퍼런스’중 진행된 협약 체결식에는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과 가우담 크리시나이아 KBR 최고기술관리자(CTO)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KBR은 약 3만4000명 임직원과 80개국 이상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국방, 산업, 인프라 등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연매출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 규모의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구진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정유·석유화학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접목해 기존 리튬 회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차별화된 BMR을 개발했다. 2021년에는 환경과학기술원에 연간 전기자동차 약 800대 분량의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직접 회수할 수 있는 상업화 실증 설비를 구축했다. 순도 높은 리튬 확보를 위한 최적의 기술 연구를 통해 국내외에서 1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력을 입증 받았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의 BMR은 공정 전반에 걸쳐 수소와 물 이외의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 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솔루션이다. 2021년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생애주기 평가 결과, 기존 리튬 광산이나 염호 채굴 방식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적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연구원이 폐배터리 수산화리튬 직접 회수 기술 상업화 실증 설비를 통해 회수한 재활용 수산화리튬을 소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김필석 원장은 “혁신적인 리튬 회수 기술로 유럽연합(EU) 배터리법의 의무 회수율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며, 회수된 리튬으로 생산된 배터리 성능도 이미 검증을 마쳤다”며 “친환경성과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크리시나이아 CTO는 “SK이노베이션의 리튬 회수 기술은 기존 습식, 건식, 탄소환원 기술보다 뛰어난 경제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KBR이 보유한 고순도 결정화 기술 및 라이선싱 역량과의 시너지를 이뤄 사업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패스트마켓 컨퍼런스 첫 날 기조연설을 맡아 ‘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주요 광물의 중요성,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의 혁신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산업의 성장으로 인한 자원 확보의 제약과 환경 규제 등을 설명하며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BMR 기술이 해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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