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는 이제 데이터센터로…AI 전력 ETF 뜬다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2차전지 중심이던 배터리 산업의 투자 축이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새로운 수혜처로 부상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유가 환경이 이어지며 물류비와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지만, 배터리 수요는 확대되는 흐름이다. 전기차(EV)는 유가 상승에 따른 구매 심리 개선으로 중장기 수요 회복 기대감이 높아졌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 증가에 더해 에너지 안보 이슈까지 부각되며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가 분석한 국내 데이터시장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6억 5000만 달러 (약 2조 1450억원)에서 시작해 2031년 50억 2000만 달러 (약 6조 5260억원)에 이르고, 연평균 20.3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과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SS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하 변동성을 완화하는 핵심 설비다. 무정전전원장치(UPS)는 정전 시에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AI 데이터센터의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는 필수 장비로 꼽힌다. 배터리백업유닛(BBU)는 AI 서버랙에 직접 장착돼 백업 기능뿐 아니라 전력 피크를 조절하는 용도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북미 시장의 BBU 수요는 일본의 파나소닉,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이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AI 전력 인프라 투자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ETF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한 달 수익률이 65.32%를 기록했다. 이어 ‘HANARO 전력설비투자’(63.88%),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57.85%), ‘RISE AI전력인프라’(53.26%) 등이 뒤를 이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초고압 변압기·송전망 등 전력 인프라 장비에 대한 투자와 실적 개선 기대가 빠르게 반영된 결과다.

 

반면 미국 전력 인프라 중심 ETF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는 22.51%, ‘TIGER 미국AI전력SMR’은 14.16%, ‘SOL 미국AI전력인프라’는 12.35% 상승했다. 미국 전력 인프라 기업은 전력 생산 공급 중심 유틸리티 성격이 강해 실적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주가 반영 속도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강동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ESS 생산라인은 북미 현지 대응이 강화되면서 한국에서는 전력시장용 ESS와 UPS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향후 ESS·UPS·BBU를 아우르는 풀 라인업 구축을 통해 AI 데이터센터용 고수익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기존 EV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올해 말까지 5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후 추가 증설은 시장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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