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회사 6400억원 피해” vs “노조 요구안보다 적은 수준”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창사 이래 최초의 파업으로 인력 가동률이 반 토막 났다. 이 회사의 노사는 임금·격려금·성과급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노조 측에서 지난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3일 현재 사흘째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사는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에 따르면 조합원 4000명 중 2800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5455명임을 고려하면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이 업무를 멈춘 셈이다. 이번 파업은 별도의 단체 행동 없이 연차휴가를 내고 휴일 근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며 노조는 오는 5일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전면 파업으로 일부 공정이 중단되며 최소 6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1조2571억원)의 절반 수준이자 영업이익(5808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이날까지 발생한 손실이 이미 1500억원이라는 게 사측의 주장. 노조는 이번 전면 파업에 앞서 지난달 28∼30일 소재 수분 부서에서 60여명 규모로 부분 파업에 나섰는데 이로 인해 원부자재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항암제, 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의 생산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회사의 이 같은 피해액 열거에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노동조합의 굵직한 요구안을 100% 전면 수용한 금액이 손실금액보다 작다”며 “정상적인 경영을 하는 경영진이라면 유·무형의 극심한 피해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수정 제시안을 통해 교섭에 나섰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노조는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한 바 있으나 사측은 임금 6.2% 인상안을 고수했다. 그렇게 양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번 파업으로 이어졌다.
노사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다만 이번 전면 파업 기간에 이뤄진 협상에서도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다는 점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사측이 파업 첫날인 1일 노조의 요구안을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워 교섭에 난항을 겪었다는 입장문을 발표하자 노조는 곧장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노조는 “회사는 한 달 이상의 시간 동안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제안을 준비하지 못했고 파업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실질 협상과 비상대응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이번 파업이 5일까지로 예정돼 있긴 하지만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면 재파업 가능성도 있다. 실제 노조는 이번 파업은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추가 파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