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마트폰 다음 인터페이스는 시야”…에브리사이트, AI AR 글래스로 한국 시장 공략

 

스마트 글래스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초기 시장은 카메라, 음성 명령, 음악 감상 등 보조 기능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한 AR 글래스가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는 대신, 필요한 정보를 시야 위에서 바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AR·AI 웨어러블 글로벌 기업 에브리사이트(Everysight)는 이 흐름에 맞춰 차세대 스마트 글래스 ‘매버릭 AI(Maverick AI)’를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에브리사이트는 방산 분야에서 축적한 전투기 헬멧 장착형 디스플레이(HMD),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현재는 해당 광학 기술을 소비자용 AI 글래스로 확장하고 있다.

 

데이비드 맥라클란 에브리사이트 CEO는 인터뷰에서 “에브리사이트는 단순히 새로운 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인간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바꾸는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정보가 현실 위에 직접 표시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결합한 AR 글래스, 새 인터페이스로 부상

 

글로벌 스마트 글래스 시장은 최근 AI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스마트 글래스가 촬영, 통화, 음악 감상 등 부가 기능에 머물렀다면, 최신 제품은 사용자의 상황을 인식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안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맥라클란 CEO는 이 흐름을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시작으로 봤다.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먼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AI가 웨어러블 기기와 결합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버릭 AI는 OpenAI, Claude 등 최신 AI 모델과 연결돼 사용자의 시야 위에서 정보를 제공한다”며 “사용자는 별도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AI와 상호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에브리사이트는 매버릭 AI를 단순 AR 글래스가 아니라 AI 기반 인터페이스로 정의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별도 화면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가 보는 현실 위에 필요한 정보를 바로 표시하는 구조다.

 

 

◆광학 기술로 차별화…47g 초경량·8~10시간 사용

 

에브리사이트가 강조하는 차별화 요소는 광학 기술이다. 기존 스마트 글래스는 주로 웨이브가이드 방식에 의존해 왔다. 다만 이 방식은 광효율과 배터리 지속시간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에브리사이트는 자체 BEAM 플랫폼을 통해 렌즈 표면 반사를 활용한 리플렉티브 레티널 프로젝션 방식을 적용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광효율을 약 20% 수준까지 높이고, 47g의 초경량 구조와 실사용 기준 8~10시간 배터리 지속시간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맥라클란 CEO는 “기존 스마트 글래스 시장은 기술 가능성은 있었지만 장시간 착용성과 사용성에서 제약이 있었다”며 “매버릭 AI는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AR AI 글래스를 목표로 개발됐다”고 말했다.

 

제품에는 시선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아이 트래킹 기술도 적용됐다. 별도 입력 없이 사용자의 시야와 상황을 기반으로 AI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이다. 회사는 이를 ‘프롬프트 없는 AI 경험’으로 설명한다.

 

 

◆유통보다 착용 경험에 초점

 

에브리사이트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비치안경과 협업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협업을 단순 유통 계약이 아니라 AI 글래스의 실사용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는 스마트폰과 달리 착용 제품이다. 도수 렌즈, 피팅, 착용감, A/S 등이 제품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안경 형태의 디바이스는 오프라인 체험과 맞춤 조정이 중요하다.

 

맥라클란 CEO는 “다비치안경과의 협업은 AI 글래스를 일상 속으로 들여오기 위한 것”이라며 “개인 맞춤형 피팅, 도수 렌즈 통합, 오프라인 체험, 교육, 사후관리까지 포함한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기술 수용도가 높고 안경 착용 문화와 유통 인프라가 동시에 갖춰진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에브리사이트는 향후 3년간 한국에서 AI 글래스 초기 시장을 구축하고, AI·모바일·콘텐츠와 연결된 사용 사례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을 아시아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프라이버시 우려에는 설계 단계서 대응

 

스마트 글래스 시장 확대와 함께 프라이버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장착된 기기를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만큼, 주변인의 동의 없는 촬영이나 데이터 수집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에브리사이트는 이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맥라클란 CEO는 “프라이버시는 스마트 글래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매버릭 AI는 사진이나 영상 촬영 기능을 기본 제공하지 않고, 카메라는 AI 인식을 위한 센서로 제한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는 에브리사이트가 매버릭 AI를 촬영용 스마트 글래스가 아닌 시야 기반 AI 인터페이스로 포지셔닝하는 배경이다.

 

◆“제품 아닌 인터페이스 변화”…강소기업식 기술 승부

 

에브리사이트는 매버릭 AI를 통해 글로벌 AI 글래스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초기 선주문을 확보했으며, BMW 모터사이클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주행 환경에서 활용되는 상용 사례도 갖고 있다.

 

맥라클란 CEO는 “앞으로의 10년은 AI와 결합된 웨어러블 인터페이스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검색을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기보다, 필요한 정보를 시야에서 바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 배터리, 착용감, 콘텐츠 생태계, 개인정보 보호 기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그러나 AI와 AR이 결합하면서 스마트 글래스는 다시 차세대 디바이스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에브리사이트는 대형 플랫폼 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광학 기술, 착용성, 안경 유통망을 결합해 일상형 AI 글래스 시장을 만드는 전략이다.

 

맥라클란 CEO는 “에브리사이트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인간과 AI가 연결되는 방식을 다시 정의하는 회사”라며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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