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데 이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상속세 납부까지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뉴 삼성’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반도체, 인공지능(AI), 전장, 바이오 등 핵심 미래 전략 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일 재계 소식에 따르면, 삼성가 유족들은 지난 2021년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해 온 약 1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최근 완납했다. 이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해 주요 계열사의 배당금과 개인 신용대출 등을 활용해 약 2조9000억원의 상속세를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 회장은 2022년 회장 취임 이후에도 사법적 불확실성과 막대한 세금 부담 탓에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대법원의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며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상속세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지배구조 재편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경영 정상화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멈춰있던 삼성전자의 대형 M&A 재개 여부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4년부터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소니오, 레인보우로보틱스, 플랙트그룹, 마시모, 젤스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로봇, AI, 의료기술, 헬스케어, 공조 시스템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왔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 회장의 투자 의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반도체 분야의 주도권 탈환을 위해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투자액인 70조6000억원과 비교해 5년 만에 약 1.5배가량 확대된 수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결합한 ‘원스톱 솔루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로봇, 전장, 메디텍, 냉난방공조(HVAC) 등 신산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M&A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 전 영역을 아우르는 세계 유일의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며 “AI 기반 혁신을 통해 미래형 사업 구조로의 재편을 단행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