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국내 주식시장이 본격 반등에 나설 경우 다른 종목들에 비해 상승 탄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낙폭이 과대했다고 하더라도 철저하게 우량 대형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수 저점이었던 24일 기준 하락률 9.9%에 비해서는 하락 폭을 만회하긴 했으나 여전히 2005년 이후 월간 등락률 하위 20%에 포함되는 낙폭이다. 따라서 9월 투자전략에서 첫 번째로 고려할 대상은 낙폭과대주 투자라고 강조했다.
2005년 이후 코스피 월간 수익률 하위 20%는 -3.2%다. KOSPI가 월간 기준으로 3.2% 넘게 하락한 다음 달에는 낙폭과대주가 좋은 성과를 보였다. KOSPI가 3.2%이상 하락한 월의 말에 직전 1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구성한 5분위 동일 가중 포트폴리오의 다음 달 수익률은 1분위(수익률 상위) 2.0%, 2분위 2.3%, 3분위 2.9%, 4분위 2.7%, 5분위 4.2%였다. 즉, 지수 급락 국면에서 많이 하락한 종목들의 다음 달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KOSPI 대비 초과수익률과 아웃퍼폼 비율은 각각 2.2%p, 71.0%로 전체 기간 평균 0.2%p, 47.0%를 크게 압도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한편 지수가 한 차례 급락한 이후에 추가 급락이 없다는 조건을 추가하면 낙폭과대주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KOSPI가 2개월 연속 3.2%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추가될 경우 직전 1개월 수익률 5분위(가장 많이 빠진 종목) 평균 수익률은 6.9%로 다른 분위에 비해 크게 높다. 1분위 3.7%에서 5분위 6.9%까지 분위별로 성과가 개선되는 패턴도 인상적이다. 또한 5분위가 KOSPI를 아웃퍼폼한 비율은 80.0%까지
높아진다.
낙폭과대주 투자에서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대형주에만 유효하다는 것. 월간 수익률 하위 20%를 기록한 다음 달의 낙폭과대주 성과를 대형주(KOSPI200)와 중소형주(KOSDAQ프리미어)로 나눠 비교한 결과, 대형주의 경우에는 직전 1개월 수익률 기준 5분위(낙폭과대주) 포트폴리오의 월 평균 수익률이 3.6%로 1~4분위 수익률 1.3%~2.3%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또 분위별 성과가 1분위에서 5분위까지 일관된 패턴을 보였다. KOSDAQ의 경우에도 5분위 포트폴리오가 3.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긴 했다. 다만 대형주가 분위별로 상당히 일관된 패턴을 보인 데 반해 분위별로 들쭉날쭉한 성과를 기록했다.
낙폭과대주 투자에서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기간과 기대수익률이다.
2010년 이후 KOSPI가 급락 후 반등했던 9차례 사례를 분석해보니 낙폭과대주 투자 성과는 1개월 정도는 유지됐다. 동일 가중 벤치마크 초과수익률도 우상향 패턴을 보였고, 초과수익률의 t-value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금융투자 류주형 연구원은 "성과 검증 기간을 1개월로 제한하고 투자 기간 또한 최대 1개월로 제한하는 이유는 낙폭과대주 투자가 갖는 고유한 특성 때문"이라며 "낙폭과대주가 낙폭과대주가 된 배경에는 기업 고유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1개월 이상 투자에 앞서서는 주가급락 외에 펀더멘탈 변수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낙폭과대주 트레이딩 이후에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연초 주식시장을 돌아보면 대외적으로 넘치는 글로벌 유동성과 대내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그리고 상하한가 제한폭 완화라는 제도개선에 따라 주식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유동성 파티를 즐기게 되었고, 특히나 코스닥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50pt를 넘어서는 등 화려한 종목장이 전개됐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이 있듯이 최근 하락국면에서 단기간 큰 폭의 주가하락을 경험했으며, 기술적 반등을 보인 이후에도 아직까지 전체 상장사 종목 중 반 이상이 연중 고점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유동성장세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시되었던 주식의 본질가치가 부각되게 마련이며, 이러한 이유로 흔히 증시 회복국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겸비한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현대증권 윤정선 연구원은 "결국, 최근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기에도 시장이 안정화될 경우에도 이러한 종목들에 대한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적인 낙폭 과대시 분할매수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9월 중순 미국의 FOMC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의 시기와 그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과거 금융위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지 않는 이상 우리 시장은 경험했듯이 KOSPI PBR 1배를 의미있는 지지선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실적대비 낙폭이 심했던 종목들은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