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력자보험, 가입 조건 보니…보험료는 일반 실손보다 비싸

출처=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4월부터 경증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또 실손보험은 단독상품으로만 판매할 수 있으며 다른 보험상품을 한 계약 안에 넣어 끼워파는 것이 금지된다.

3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한화손보,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 농협손보는 다음 달 중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내놓는다.

삼성생명과 농협생명도 상반기 중 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 기존 실손보험과 어떤 차이가 있나

이 보험상품은 실손의료보험의 보장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만들어졌다. 때문에 기존 실손보험으로 불가능했던 가입 조건이 상당히 완화됐다. 기존 실손상품은 최근 5년간의 치료 이력과 중대질병 발병 이력을 심사해, 수술·투약 등 진료기록이 있으면 사실상 가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병자 실손상품은 최근 2년간의 치료 이력만 심사하며, 투약 여부는 제외된다.

또 최근 5년간 발병·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도 기존 10개에서 백혈병을 제외한 암 1개만 심사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치료가 완료됐거나 투약만으로 질환을 관리하는 경증 만성질환자 등의 소비자도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보장범위는 대다수 질병·상해에 대한 진료행위를 보장하는 '착한 실손의료보험'의 기본형 상품과 동일하다.

다만 병원에 통원하며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제 비용은 보장하지 않는다.

보장 한도는 '착한 실손의료보험' 기본형 상품의 최대 보험가입금액으로 설정했으며, 입원 의료비는 하나의 질병·상해당 5000만원 한도이다. 통원 외래 의료비는 1회당 20만원 한도로 연간 180회를 보장한다. 가입 연령은 질병·상해 보장 모두 노후 실손보험과 동일한 수준인 보험 나이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상품, 가입자 부담과 불완전판매 가능성 없나
출처=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 심사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일반 실손보다 보험료가 비싼 편이다. 그리고 일부 보장도 제한된다.

이에 따라 당국은 과도한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보장대상 의료비 중 가입자가 부담하는 금액의 비율은 30%로 설정했다. 또 최소한 가입자가 입원 1회당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당 2만원을 부담하도록 최소 자기부담금을 설정했다.

소비자가 아픈 상황이 벌어지면 혜택은 약간 줄어드는 셈이다.

월 보험료는 50세 남자는 3만5812원, 여자는 5만4573원 수준이다. 보험료는 매년 갱신되며 상품구조는 3년 마다 변경된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치료이력으로 일반실손에 가입할 수 없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다. 이 때문에 건강한 사람이 굳이 유병력자 실손에 가입하면 손해를 입게 되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또 건강에 일부 문제가 있거나 치료가 다 되었다 하더라 경계선상에 있는 경우 일반 실손에 해당되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일반 실손에 가입이 된다하더라도 보험료가 높을 경우 유병력자 보험료와 반드시 비교할 필요가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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