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3Q 실적 선방…주가 전망은 엇갈려

3분기 영업익 3301억…컨센서스 대비 18%가량 상승
주가향방은 미지수…정제마진 개선 여부 관건

사진=SK이노베이션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선전했다. 다만 앞으로 주가 방향성은 정제마진 개선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익은 3301억원으로 시장의 전망치였던 영업이익 2879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업황 부진에도 예상 외 선전했다는 평가다.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 부문이 선전한데다 배터리 사업 적자 규모가 줄어든 것이 3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화학사업은 벤젠과 프로필렌 등의 마진 확대로 전 분기보다 91억원 증가한 영업이익 1936억원을 달성했다. 윤활유 사업은 유럽 등 고부가 시장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마진 개선으로 전 분기 대비 154억원 증가한 936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은 재고 관련 손실 감소 및 매출 증가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244억원 개선된 4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늘면서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해 설비 투자와 운영에 따른 적자를 상쇄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에 헝가리 제1공장과 중국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고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미국 조지아 공장, 헝가리 제2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분야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7년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 실적 비중은 64%였지만 지난해 비정유 실적 비중은 76%

까지 올랐다. 3분기 석유사업 의존도는 20% 수준으로 올해 누적 29.2%에 불과하다. 정유 업황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데 대한 효과가 드러난 것이다.

 

반면 석유사업은 경유 등 전반적인 석유 제품 마진 상승에도 불구,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유가 하락에 영업이익 659억원(2134억원 감소)에 그쳤다.

 

4분기에는 글로벌 정유업체 정기보수 지속 및 IMO2020(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함유량 규제) 시행 대비 디젤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석유사업 중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딥체인지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업황 변동에 대한 강한 내성을 키워왔다"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비정유부문 사업들이 각자 제 몫을 해내며 유가 변동에 따른 손익 악화를 상쇄,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향방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주가는 정제마진 개선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IMO2020에 따른 수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정제마진 개선 속도가 더딘 상태라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정제마진 개선세는 기대보다 약한 편이다. 향후 미·중 가동률 추이 등에 따라 정제마진 방향이 주가에 핵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재 증권가에선 SK이노베이션의 목표가 컨센서스를 평균 22만원대로 지정한 상태다. 본격적인 주가 상승은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는 22만원이다.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한다"며 "정제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의 2020년 정유부문 이익 반등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제마진이 부진하면서 IMO2020 효과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며 "향후 중국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 규모를 살펴봐야 하기에 IMO 효과를 평가절하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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