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동산 보유세, 손해보는 사람도 끌어안아야

김연준 KEB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센터장

평소 라디오를 즐기지는 않지만, 업무관계로 이동할 때 차 안에서 주로 듣게 된다. 가끔이지만 예전 좋아했던 음악이나 최신 음악도 들으면서 막히는 길에서의 스트레스를 비껴가곤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은데,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끼어드는 광고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라디오의 특성상 청각에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리도 커지고 자극적인 멘트가 귀에 거슬리곤 한다.

 

한번은 동승하던 직원에게 이런 불만을 꺼냈더니 공짜로 듣는 건데 비용으로 생각해야한다는 것이다. 논쟁거리는 아니니 그냥 지나쳤지만 집에 와서 TV를 보는데 비슷한 상황이 보였다. 인기 프로그램에 중간 광고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라디오야 그렇지만 TV는 시청료를 내고 있는데도 이해하고 넘어가야할까? 마땅히 항의할 때도 없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가 라디오방송이나 TV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듣는 광고를 통한 수익으로 방송을 유지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방송을 가능하게 하는 설비 등은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이것의 재원은 우리가 낸 세금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직접 비용을 내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불편을 겪어야만 할까? 물론 방송국에서도 시청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은 지키겠지만 이런 불편함이 늘어나게 될 때 죄송하다는 안내를 해주면 어떨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경제 관련해 부동산에 관한 내용이 많아졌다. 특히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으로 세율을 조정하면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잦아진 것이다. 물론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 확대가 집값 상승세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겠지지만 이에 대해 힘들어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투기와는 거리가 멀어 몇십년 전 마련한 집에서 줄곧 살아온 분들도 국민이다. 그런데 급작스럽게 늘어난 세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부동산으로 벌었으니 그만큼 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그분들에게는 불편하다. 

 

정부가 세금을 올리면서 최소한 투기꾼을 잡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세금의 부담이 커진 국민들에게도 협조를 구했다면 어떠했을까? 

 

비슷한 상황으로 세금의 부과나 경제 정책 결정의 측면에서도 흐름이 단절되는 ‘절벽’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많은 고민이 있었겠지만 주택가격 6억이니 9억이니, 하는 기준이나 최근에는 ‘15억’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나왔다. 마치 TV의 중간광고처럼 말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러한 기준이 사람들의 마음에 편을 가르는 ‘편견’이 될 수도 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어차피 한 채 있는 집, 팔지도 못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면 이를 투기세력으로 몰기보다 우리나라의 멋진 미래를 위한 청사진에 보탬이 된다는 식으로 나가면 좀 마음의 불편함이 덜하지 않을까? 목적에만 급급하지 않고  새로운 부담이 생기는 쪽을 끌어안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김연준 KEB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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