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50bp 대폭 낮추면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방어에 빨간불이 커졌다.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일반적으로 은행의 수익성은 나빠진다. 따라서 은행권에선 NIM 하락폭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 경영과제일 수밖에 없다.
NIM은 금융회사가 자산을 굴려 얻은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국내 은행권의 NIM은 지난 2018년 4분기를 단기 고점(1.69%)을 찍은 뒤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5일 내놓은 ‘2019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지난해 4분기 국내은행의 NIM은 1.46%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bp나 급락했다.
대상을 국내 4대 은행으로 좁혀봐도 NIM 하락세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7bp 하락한 1.46%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NIM은 1.41%, 1.37%로 전분기에 견줘 각각 6bp, 3bp 하락했다. 4대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의 NIM이 1.61%로 가장 높았지만 마찬가지로 전분기 대비 6bp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올해 은행의 NIM 하락폭 역시 전망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올 한해 NIM 하락폭이 10bp를 넘어설 거란 부정론도 나온다.
은행권은 올해 NIM 하락에 대비해 우량 여신 확대 및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간 경쟁 심화로 은행 NIM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건전성 관리와 함께 여신성장을 통한 이자이익 방어를 비롯해 비이자이익 부문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금리인하는 조달비용이 낮아진다는 측면에선 장점이지만 이자이익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우량기업체 위주의 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외환, 방카슈랑스, 신탁 등 비이자이익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여이체계좌 유치 등 저원가성 예금을 늘려나가는 것도 NIM 방어를 위한 과제다. 지난해의 지난해 4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1.0%포인트)을 제외한 국민·하나·우리은행은 핵심예금의 비중은 0.3~1.7%포인트가량 증가했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에 강력한 부동산 대출억제 정책을 고려하면 떨어지는 수익성을 만회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2금융권보다는 상황이 낫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피해가 커질 경우 이 역시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금융연구원은 “오픈뱅킹 본격 시행에 따른 경쟁심화와 저금리 환경의 지속으로 올해 은행들의 NIM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대출자산 성장세 둔화와 금리 하락세가 더 강력하게 나타날 경우,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기본 전망 보다 최대 3조 5000억 원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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