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한준호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요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일 1주당 가격이 장중 한 때 30만원을 훌쩍 넘긴 네이버와 이날 35만원대에 진입한 카카오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6월부터 네이버 주당 가격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카카오의 시총은 네이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5분의 3 수준으로 많이 올랐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치 상승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을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국내 최대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자사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요 카테고리별 앱 사용현황을 분석한 ‘주요 모바일 앱 사용량 비교… 네이버 vs 카카오’ 리포트를 공개했다. 분석 기간은 2019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로, 일평균 3500만 안드로이드 OS 모바일 기기의 17억건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대표 서비스인 포털과 메신저 앱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포털, SNS, 지도 분야에서 많은 사용자 수를 확보하며 주력 서비스에 집중하는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신저 앱을 기반으로 뱅킹, 음악, 대중교통, 송금/결제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단, 1인당 평균 사용시간과 사용일 수에서는 카카오의 압승이 두드러진다. ‘카카오톡’의 평균 사용시간은 11.7시간으로 ‘네이버’ 10.2시간보다 앞섰으며, 1인당 평균 사용일수 역시 ‘카카오톡’ 24.6일, ‘네이버’ 18.6일로 격차를 벌렸다.
SNS 분야에서는 네이버가 앞섰다. 6월 안드로이드 OS의 SNS 앱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 네이버 ‘밴드’와 ‘네이버 카페’가 각각 사용자 수 1692만명, 510만명을 기록했는데 특히, 네이버 ‘밴드’는 2위인 ‘인스타그램’(1149만명)과도 큰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의 ‘카카오스토리’는 6월 안드로이드 OS 기준 MAU 996만명을 기록하면서 3위에 올랐다. 사용시간과 사용일수도 네이버 ‘밴드’가 앞섰다. ‘밴드’와 ‘카카오스토리의’의 평균 사용시간은 각각 1.9시간, 0.9시간으로 분석됐으며, 1인당 평균 사용일수는 ‘밴드’가 12.5일로 ‘카카오스토리’ 8.5일보다 높았다.
지도 서비스 역시 네이버의 승리가 두드러진다. 6월 안드로이드 OS 사용자 기준 ‘네이버 지도’의 사용자 수는 1112만명으로 지도 앱 1위를 차지했으며, ‘카카오맵’ 사용자 수는 530만명으로 5위에 올랐다. ‘네이버 지도’는 2019년 6월 대비 2020년 6월 약 26%가량 성장하며 ‘카카오맵’과의 격차를 벌렸다.
또 다른 콘텐츠인 웹툰과 웹소설에서는 네이버가 살짝 앞서나가고 있다. 6월 안드로이드OS 기준, 네이버의 ‘네이버 웹툰’과 ‘네이버 시리즈’가 각각 앱 사용자 1위와 4위를 차지했으며,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이 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네이버 웹툰’과 ‘네이버 시리즈’의 월 사용자 수는 590만명을 돌파,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이 400만명을 넘어서면서 네이버가 약 1.4배 높은 사용자를 확보한 상황이다.
아직 네이버가 앞서 나가는 영역이 많아 보이지만 카카오의 카카오톡 자체가 네이버보다 일상생활에 더욱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카카오 자회사의 기업 공개 등 상장 일정도 잡혀 있어 기대감이 높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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