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색> 신동성 지엘텍 대표, 제조업계의 엘론 머스크를 꿈꾼다!

2년간 연구원들과 5만회 가까운 실험 끝에 특허 기술 '칼라캐스트' 개발

회사 설립 후 고난의 연속...삼성전자에 납품하고부터 국내외 기업들 주목

신동성 대표는 부도가 나면서 자신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처하자 과감히 회사 창립에 도전해 1조 원대 가치의 기업 건설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지엘텍 제공

 

 [세계비즈=한준호 기자]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탁월한 추진력으로 현재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의 일인자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나라에도 엘론 머스크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와 강한 추진력으로 험난한 스타트업계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이가 있다. 바로 강소기업 지엘텍 신동성(52) 대표다.

 

 신동성 대표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나 대학 졸업 후 자동차 고무 부품 관련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건설업에도 종사했다. 그러다 2004년 금속 기구류를 생산하는 ‘지케이’에 들어갔다. 지케이에서 그는 2013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하게 한 특허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칼라캐스트’라는 기술이다.

 

 신 대표는 “처음에는 생산팀장을 하면서 아노다이징 파트에 가서 일본어 원서로 공부하면서 파고들었고 전문가분들도 찾아가고 그랬다”며 “그런데 다이캐스팅에서는 아노다이징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고 회상했다. 여기서 ‘아노다이징’은 녹이나 부식 방지를 위해 금속 제품 겉에 색을 입히는 공정을, ‘다이캐스팅’은 금속 제품을 형틀에 녹여 부어 만드는 과정을 각기 의미한다. 

 

 신 대표는 “규소라는 성분 때문에 아노다이징을 동시에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규소가 없으면 원래 형태를 만드는 게 안된다”며 “그래서 규소를 빼보면 어떨까 하는 역발상을 하게 됐고 2년간 연구원들과 밤새워가면서 5만회 가까운 실험 끝에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동성 대표가 당시 기술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룩한 성과였지만 이전 회사에서 개발한 것이고 특허까지 출원했으나 거대한 벽과 마주해야 했다. 내부 문제로 회사가 부도 상황에 이르자 신 대표는 기술 사장을 막기 위해 기술 인수 형태로 2016년 지금의 지엘텍을 창립했다.

 

 신 대표는 “이 기술은 두 가지 공정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때문에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하는 탁월한 기술이었는데 너무 아까웠다”며 “당시 회사 회장님께 말씀드려 기술 소유권을 받아냈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고전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처음 신 대표가 접근한 건 기계류나 액세서리류였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어도 작고 보잘것없는 회사에 일을 맡기기에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신 대표는 “이 기술로 100억원 투자까지 약속받았지만 어려움의 연속이었다”면서 “다행히 삼성전자에서 저희 기술을 알아보고 일을 맡겨 비스포크 냉장고 손잡이 등을 납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 세계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선택한 기술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지엘텍의 앞길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여러 업체에서도 일을 맡기겠다는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스마트폰 분야로도 확장했다. 

 

 신 대표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50% 이상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해서 해외에 공장을 설립할 필요 없이도 단가를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여기에 삼성전자가 선택해준 덕분에 많은 기업이 저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하게 된 셈이다. 

신동성 지엘텍 대표  지엘텍 제공

 앞으로 신 대표는 전자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자동차 분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시설 인프라를 확장하고 나서 앞으로 자동차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동차가 점점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는데 가벼워야 하므로 알루미늄을 쓸 수밖에 없는데 저희 기술이 안성맞춤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년 안에 자동차 제조사를 고객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비정규직 포함 40∼5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지엘텍은 현재 경기도 안산시에 공장을 임대해서 생산 및 납품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자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다니던 회사 부도 직후 확보한 ‘칼라캐스트’ 기술을 중국에서 40억원에 사겠다는 제안을 과감히 거절하고 회사 설립에 나선 신 대표로서는 장족의 발전이다. 

 

 신 대표는 “처음 중국 쪽 러브콜을 거절하고 있는 거 없는 거 다 끌어모아서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불확실했지만 기술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과감히 창업했던 것인데 건방지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가치 1조원의 기업을 만들겠다는 게 제 목표”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초반 5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회사 대표가 했던 말이라 주변에서는 이 목표를 듣고 웃어넘겼지만 올해 20억원 매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지엘텍은 내년에는 5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신 대표의 경영 철학은 하나다. 바로 직원과 함께 커가는 회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신 대표는 “제가 꿈꾸는 것은 직원들의 행복”이라면서 “저만 크는 게 아니라 직원과 함께 커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서 지금도 직원들의 복지가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1조 원대 회사를 만들게 되면 초반부터 고생한 직원들에게 자동차 1대씩 다 주기로 했다”고 밝게 웃으며 포부를 밝혔다. 

 

 회사명 지엘텍은 ‘글로벌 리딩 테크놀로지(Global Leading Technology)’의 약자다. 전 세계를 이끄는 기술 기업으로 신동성 대표의 지엘텍이 날개를 활짝 펼쳐 비상하고 있다.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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