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매년 명절만 되면 차례 음식을 조리하다 화상을 입어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추석 연휴 기간에 화상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는 392명으로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은 불이나 뜨거운 물, 화학물질 등에 의해 피부와 조직이 손상된 증상을 통칭한다. 다치는 순간과 치료 과정 중 느끼는 통증이 매우 심하며, 치료 이후에도 흔적과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적잖다.
명절 기간에 발생하는 화상은 크게 열탕화상, 접촉화상, 기름화상으로 구분된다.

열탕화상은 뜨거운 물, 탕, 커피, 차, 라면국물 등 액체에 의한 화상이다. 70도 이상 액체에 피부가 1초만 닿아도 깊은 2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깊은 2도 화상은 피부가 타는 듯한 강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상처 부위가 빨개지고 물집이 생긴다.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유형으로 전체 명절 화상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접촉화상은 달궈진 냄비나 프라이팬, 전기그릴, 뜨거운 음식에 피부가 닿아 발생한다. 범위는 넓지 않지만 깊은 화상으로 진행되기 쉬워 초기 응급처치와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명절 기간에 발생하는 화상의 약 30%가 이 유형이다.
기름화상은 전이나 튀김 요리 중 기름이 피부에 튀어 발생한다. 기름은 물보다 점성이 높아 피부 표면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화기가 깊게 전달돼 피부 진피층까지 손상될 수 있다.
모든 외상이 그렇지만 특히 화상은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초기 대처에 따라 이후 화상의 정도와 흉터 크기가 달라진다.
화상을 입었다면 먼저 시원한 물로 화상 부위를 충분하게 식혀 화기를 빼는 게 중요하다. 김종대 베스티안우송병원 원장은 “화상을 입은 즉시 15~20분간 냉수로 환부를 식혀주면 된다”며 “단 빨리 식혀야 된다는 생각에 마치 냉찜질하듯 화상 부위에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환부에 얼음을 직접 대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지만 점차 화승 부위 혈액량이 감소하면서 상처가 더 악화되고, 심하면 2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환부를 알코올 같은 자극성 소독제, 감자 등으로 문지르는 민간요법도 피하는 게 좋다.
냉수로 환부를 식힐 땐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손상된 피부조직을 통한 삼투압 차이로 세포조직이 손상될 수 있어서다. 또 화상으로 발생한 수포(물집)는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일부터 터트리는 것을 삼가야 한다. 기름에 데인 경우에는 우선 수건으로 기름기를 닦아낸 후 냉수로 응급처치하면 된다.
명절 연휴 기간에는 문을 연 의료기관의 수가 적고, 고향에 방문할 경우 평소 생활권이 아니라 응급상황 발생시 신속히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고향을 방문했다면 주변에 운영되는 응급기관 위치를 파악해두는 게 바람직하다.
대전 지역에서 화상병원을 운영중인 베스티안우송병원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응급실을 운영하며, 화상 전문의가 24시간 상시 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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