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80%가 고신용자…“신용대출 규제는 불필요한 간섭”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 가운데 고신용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 신용대출을 규제하는 것은 불필요한 간섭이라는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은행 대출고객 신용등급 분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 646만명 중 신용등급 1등급 차주가 311만명(48%)으로 나타났다.

 

2등급 차주는 17%, 3등급 차주는 1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은행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 중 고신용자(1~3등급)가 78%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1등급 차주 비중(9월말 기준)은 2016년 40%, 2017년 43%, 2018년 44%, 2019년 46%, 2020년 48%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윤 의원은 “최근 저금리 추세의 지속으로 빚을 갚지 못할 위험이 크게 줄어들면서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8년 1.75%에서 올해 0.5%까지 떨어졌다.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뜻하는 코픽스는 지난해 최고 2.04%를 기록했으나 최근 0.88%까지 떨어졌다.

 

한편 은행 신용대출 차주의 대부분이 고신용자인 만큼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증가 규모를 줄이라며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간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 신용대출의 급증을 우려하면서 은행들에게 신용대출을 줄이기 위한 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라고 했었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주요 은행들은 고소득자의 대출 한도를 줄이고, 신용대출 금리는 올리는 중이다.

 

윤 의원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고신용자의 대출을 줄이는 것은 관리가 아니라 불필요한 간섭”이라며 “상환 능력을 감안하지 않는, 고신용자에 대한 규제는 명백히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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