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부진 속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들썩’

시장 규모 올해 17조원서 2030년 29조원 확대 전망
재건축보다 규제 덜해 대형 건설사 참여 잇따라

경기불황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자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정부의 공공재건축 사업이 민간조합의 참여 저조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건설사들의 새 먹거리로 아파트 리모델링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동안 리모델링 사업은 규모가 크지 않아 중소 건설사들의 주요 수입원이었지만 최근 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의 위축으로 대형 건설사들까지 사업 수주에 참여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올해 17조2930억원에서 2025년 23조3210억원, 2030년 29조3500억원으로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은 노후 아파트를 수선하거나 증축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보다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져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보통 일반분양 가구 수가 많을수록 사업성이 높은데, 리모델링의 경우 늘릴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이 기존 가구의 1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불황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을 비롯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재건축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드는 건설사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규제가 덜해 건설사들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추진 연한이 준공 후 30년인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이 지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또 재건축은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수직증축의 경우 B등급, 수평·별동증축은 C등급 이상이면 가능하다. 주민 동의율도 66.7%로 전체 주민의 3분의 2만 동의하면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반면 재건축은 주민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리모델링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 건설사들끼리 힘을 합치기도 한다. 오는 1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용인 현대성우8단지 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시공사 입찰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리모델링 부문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두 건설사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수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사업은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1112 일원에 위치한 현대성우8단지를 기존 지하 1층~지상 20층 13개동 1239가구 규모에서 지하 3층~지상 20층 14개동 1424가구 규모로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예상 공사비는 3400억원 정도다.

 

현재 리모델링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건설이다. 올해 10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1차(사업비 2100억원), 6월 용인 수지 보원아파트(1723억원)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리모델링 부문 왕좌를 지켜냈다.

 

이에 더해 친환경 리모델링 공법을 개발, 해당 부문 경쟁력을 높였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슬래브 신구 접합부를 연결하는 최적화 설계·시공기술’은 두 가지 공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기존 바닥체 단면에 구멍을 파서 철근을 심고 톱니모양의 홈을 만들어 새로운 바닥체 콘크리트 타설 시 접합부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다른 한 가지는 기존 바닥체 위에 포스코 강판으로 제작한 커넥터를 부착해 새로운 바닥체 콘크리트를 이어서 타설해 두 바닥체를 구조적으로 일체화시킨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리모델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10월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2947억원)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1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708억원)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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