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서울 재건축 단지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목동과 강남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사업 진행에 탄력이 붙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로 공공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면서 민간 재건축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다시 널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 목동, 잠실 등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들이 늘고 있다.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인 목동 신시가지아파트(총 2만6635가구)는 현재 1·2·3·5·7·10·11·13·14단지가 이미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 중 5·11단지는 오는 4월 중에 2차 정밀안전진단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8·12단지는 1차 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9단지는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했다.
송파구에선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5540가구)가 지난 8일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또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는 지난해 11월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2차 진단을 준비 중이며, 영등포구 여의도 목화아파트도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는 지난해 5월 최종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 열풍을 이끈 것은 압구정 단지들이다. 압구정 4구역(현대 8차, 한양 3·4·6차)과 5구역(한양 1·2차)은 이미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고, 3구역은 지난달 재건축 조합설립 총회 개최 후 강남구청에 인가 신청을 접수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규제를 피하려는 전략”이라며 “결과적으로 정부의 규제가 재건축 사업을 더욱 가속화하고, 해당 단지와 주변 집값을 띄우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LH 사태가 불거지며 민간 재건축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공공개발을 주도할 LH 등 정부기관에 대한 신뢰도 추락으로 정부의 관 주도 주택 공급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결국 공급의 대부분을 건설사를 비롯한 민간이 책임져야 되는 만큼 아파트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 재보선도 민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와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이 같은 이유로 사업성이 좋은 노른자 재건축 단지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목동1단지 전용면적 91㎡는 전달 대비 1억5000만원 오른 2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상계주공11단지 전용 68.86㎡는 지난달 8억32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한달 새 7200만원 상승한 액수다.
시장에선 재건축 호재가 안정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12%를 기록했다. 일반아파트는 0.11%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었지만, 재건축은 0.17% 올라 전주(0.13%)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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