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공포증에 방치한 구강질환… ‘수면치료’로 극복

[정희원 기자] 성인이 되어도 ‘치과’가 두려운 사람이 많다. 어릴 때의 치과치료가 트라우마로 남은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도 모르게 치과를 떠올리면 긴장하거나 불안해하고, 두려움을 느끼기 쉽다.

 

그렇다고 문제가 생긴 치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치아건강은 소위 ‘오복’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심한 충치 등을 방치하는 것은 염증이 생긴 다른 신체를 치료 없이 내버려두고 생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염증이 전신으로 퍼지면 결국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듯, 치과 질환도 마찬가지다.

 

치과공포증이나 치료에 대한 부담이 심하다면, 수면 치과치료(의식하진정 하 치과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류형진 연세고마운치과 성북점 대표원장(신촌세브란스병원 임상지도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류형진 연세고마운치과 성북점 대표원장이 환자에게 아산화질소를 투여하고 있다.

◆‘미다졸람’ 투여로 안전한 수면치료

 

수면 치과치료는 말 그대로 안전한 약물을 활용해 환자가 진정된 상태에서 치과 치료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치과 수면치료는 일반 치과치료에 비해 까다롭지만,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점차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의식을 진정시키는 방법은 크게 경구진정·정주진정 등 2가지로 나뉜다. 경구진정은 약물 복용을 통해 수면을 유도하고, 정주진정은 ‘링거주사’를 활용해 정맥을 통해 약제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흔히 사용하는 것은 정주진정 방식이다. 류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도 미다졸람(midazolam)을 이용한 정주진정을 진행한다”며 “정맥로를 확보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확보만 되면 적은 약제 투여만으로도 효과적인 진정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응급상황 발생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다졸람은 프로포폴과 함께 수면마취 시 많이 쓰이는 제제다. 약효 발현까지 5분 정도 소요되고, 무엇보다 수면유도 약제 중 안전성이 높다. 특히 미다졸람은 플루마제닐이라는 ‘길항제’가 존재한다. 위급상황 발생 시 길항제를 투여함으로써 수면상태에서 회복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류형진 원장은 ▲극심한 치과치료 공포를 가지고 있거나 ▲다수의 임플란트 식립 등 치료시간이 오래 소요되거나 ▲심한 구역반사가 있거나 ▲체력이 약해 치과치료를 진행하기 힘든 사람에게 수면 치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긴장 심하다면… ‘웃음가스’로 1차 진정

 

긴장이 심한 경우 수면마취에 앞서 속칭 ‘웃음가스’로 불리는 아산화질소(N2O)를 투여하기도 한다. 류 원장은 “아산화질소는 투여 시 진정 및 진통효과가 있어서 정맥로 확보조차 두려워하는 환자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1치적으로 진정을 유도한 뒤 정맥로 확보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과 수면치료는 장점이 많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류 원장은 “수면치료 결정 전 환자의 정확한 전신질환 및 상태를 확인한 뒤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식환자·임산부·고도비만인 수면치료 어려워요

 

수면치료가 어려운 환자도 있다. 우선 천식이 있거나 기도평가 후 기도가 막힐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이를 배제해야 한다. 임산부도 수면치료가 어렵다.

 

심각한 간질환 병력을 가진 사람은 수면치료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수면유도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우려가 있는 갑상선 기능장애·부신기능 부전증을 보유한 사람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우울증 약물을 복용중인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우울증 약물이 수면유도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다.

 

고도비만인도 기도 확보가 어렵고 심혈관기능 및 폐의 기능이 정상체중의 환자들보다 감소된 만큼, 수면치료를 피하시는 게 좋다. 6세 이하의 영유아, 65세 이상의 고령환자도 치과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수면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치료 전 충분한 상담 필수… 안전시스템도 확인하세요

 

류형진 원장은 수면치료는 장점이 많지만, 치료 도중 환자와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가령 크라운·충치제거 도중 노출된 신경을 발견해 이를 치료해야 하는 등 치료계획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수면치료 전 모든 가능성을 설명해야 하며, 치료계획 변경에 대하여 미리 동의를 얻고 가능할 경우 보호자에게 변경된 치료계획을 설명 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과 수면치료 후에는 회복도 중요하다. 류 원장은 “1인 회복실에 의료용산소혼합공급기를 설치, 치료를 마친 환자에게 산소를 투여해주고 있다”며 “회복 중 산소를 투여하면 수면에서 깨어났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치료에 앞서 병원의 안전시스템을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우리 병원의 경우 수면치료 시 응급구조사가 상주하고, 산소 공급장치와 응급구조키트를 구비하는 등 안전한 치료환경을 구축함으로써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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