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은행계 신용카드사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번 호실적은 수수료이익 증가가 주도했는데,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카드 가맹점 적격비용 재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카드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은행계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최대 140%에 육박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금액으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1681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2.8% 증가한 수치이다. 이어 KB국민카드는 1415억원이 발생하며 전년동기 대비 72.4%나 급증했다. 하나카드의 수직상승도 눈에 띈다. 하나카드는 7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무려 139.4%가 증가했다. 우리카드 역시 7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2%가 늘었다.
카드업계는 이와 같은 은행계 신용카드사의 실적을 수수료이익 증가가 견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수수료이익은 670억원으로 29.5%가 늘었고, KB국민카드 역시 1827억원으로 62.4%가 급증했다. 하나카드는 2073억원으로 15% 증가했고, 우리카드도 400억원으로 33.3%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다. 당시 신한카드만 40%가량 증가했고,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10%대 내외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우리카드의 경우에는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영향을 미치면서 수수료이익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올해는 전년 대비 기저효과와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표출되는 등 보복소비가 증가하며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이번 은행계 카드사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지만, 이른바 ‘불황형 흑자’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카드사 대부분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순이익이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은 수수료 이익 등 사업영역의 수익성이 나아진 결과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올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디지털금융 전환, 신사업 발굴 및 확장 등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소비심리 회복세와 맞물려 호실적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때문이다. 최근 여신금융협회는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을 위한 적격비용 논의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지난 23일 회계법인 삼정KPMG와 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금융당국, 카드사 등과 연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더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수료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카드사 입장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지난 2019년까지 계속해서 수수료율을 인하해왔고, 여기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 빅테크 및 핀테크의 성장 등의 이유로 업황이 어려운 만큼 현행대로 유지해달라는 입장이다.
실제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 4.5%에서 현재 1.97~2.04%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가맹점 96%가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역시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 기준 지난 2017년 8조8927억원에서 지난해 4조3947억원으로 약 2배 이상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면서,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근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이익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일시적인 것인지 향후 2, 3분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며 “전체적으로 연간 수수료 이익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부분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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