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익상편 수술 후 생긴 공막연화증… 백내장 수술 가능할까요

백내장수술은 국내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다빈도수술로 꼽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백내장 자체가 노화로 인해 누구나 겪게 되는 문제다. 여기에 인구가 고령화되며 수술을 고려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중장년층은 백내장수술을 ‘언젠가 받아야 할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누구나 백내장수술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수술이 까다로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눈건강에 문제가 생겼거나, 이를 개선하려 수술을 받은 뒤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 생긴 경우다. 

 

이와 관련 익상편 수술 합병증으로 인한 공막 연화증이 동반된 환자에서의 백내장 사례를 공유한다. 일반인에게 ‘익상편’이라는 말은 무척 생소하게 들린다. ‘군날개’로도 불리는 익상편은 결막주름이나 섬유혈관성 조직이 날개 모양으로 각막을 덮으며 자라나는 안질환을 말한다.  

이는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데, 합병증인 ‘공막 연화증’이 유발될 우려가 있다. 이들 요소는 모두 백내장 수술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하지만 100%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 ‘눈이 침침하다’며 내원한 환자는 58세 남성 A씨는 20년 전 오른쪽 눈에 살이 자란다고 해서 다른 안과에서 익상편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눈을 살펴보니 눈 안쪽으로 과도하게 익상편 조직을 제거, 공막이 얇아져 파랗게 보이는 상황이었다. 주변 결막 역시 얇아지고 흉터 조직으로 인해 섬유화돼 공막 위에 붙어 있었다. 공막이 혈관 조직은 보이지 않고, 결막 혈관 역시 위축돼 가늘어지고 막힌 상태였다. 또, 공막연화증으로 인한 각막 돌출로 난시도 심한 상황이었다. 시력도 0.3 수준으로, 안경을 착용해도 0.7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 동공 속 수정체가 뿌옇게 보이고 있었고, 백내장(LOCSIII 기준 3단계)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단계였다.  

 

당장 백내장 수술은 어렵고, 공막 연화증부터 치료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각막 난시를 줄이고 한달 후 안정되면 백내장 수술계획을 세우는 치료계획을 세웠다.  

 

공막 연화증 역시 수술적 치료로 개선한다. 건강한 동공 위의 결막 조직을 공막 조직과 분리한 후, 공막편을 만든다. 손상된 조직을 건강한 주변 조직과 구분해 깨끗이 제거하고, 가늘고 미세한 실(10-0 nylon)으로 미리 만들어낸 공막편과 건강한 주변 공막에 맞춰 봉합한다. 이때 익상편 수술 합병증으로 제 기능을 잘 하지 못하는 결막도 치료한다. 

 

이 환자는 공막 연화증 수술 한달후 회복을 거쳐 다초점 인공수정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백내장 수술 1개월 후 검사에서 이식된 공막편과 결막은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난시도 개선됐다. 수술 전에는 전체 난시 3.50 디옵터, 각막 난시 3.00디옵터를 기록했지만 수술 후 전체 난시 1.00 디옵터이고, 각막 난시 1.25 디옵터로 개선됐다. 시력도 맨눈으로 1.0 수준으로 회복해 환자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다.  

 

외상이나 수술 부작용 등의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백내장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포기하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처럼 어렵고 까다로운 환자에서의 백내장 치료 역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처음부터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면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치료방향을 모색해보 수 있다.  

 

◆익상편이란 

 

자외선·먼지 등의 영향을 받은 결막·테논낭 조직이 각막 쪽으로 자라는 양상을 보인다. 대체로 각막과 결막의 경계가 되는 각막 윤부 조직의 기능 장애로 인해 유발된다. 

 

익상편이 나타난 경우 안구 표면이 매끄럽지 못해 다양한 불편함을 겪게 된다. 안구건조증, 혈관 증식으로 인한 결막 충혈, 결막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심한 경우 익상편이 동공 중심부를 넘게 자라 난시를 유발하거나 동공을 가려 급격한 시력저하를 일으키기도 한다. 

 

익상편은 문제가 된 부위를 수술로 제거하는 치료가 가장 널리 쓰인다. 과도하게 자란 익상편 조직을 제거하고 제거한 부위를 주위의 건강한 결막으로 채워주는 게 골자다. 

 

◆익상편 수술 후 겪을 수 있는 ‘공막 연화증’ 

 

하지만, 익상편을 수술로 절개했다고 해서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합병증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익상편 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공막 연화증’을 들 수 있다. 

 

대체로 수술 과정에서 ‘한끗 차이’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수술 시 익상편 조직을 과도하게 제거했거나, 혈관을 소작했거나, 상공막과 공막을 같이 제거하는 게 원인으로 작용한다. 

 

공막 연화증이 나타나면 공막이 얇아지면서 본래의 색(하얀색)을 잃고 파란색으로 변한다. 심한 경우 공막 아래 갈색 맥락막 조직이 비치기도 한다. 단순히 색깔만 변하는 게 아니다. 이 과정에서 안구내 압력이 공막 연화증 부위로 심하게 분출, 안구가 뒤틀려 난시가 심해질 수 있다. 

 

글=박형주 강남푸른안과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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