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연초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전이 치열한 가운데, ‘래미안’을 앞세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행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비사업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서울 강남·이촌 등 주요 사업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경쟁 건설사들이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공사비 3696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올해 정비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당초 방배6구역은 2016년 DL이앤씨(구 대림산업)를 시공사로 선정했다가 공사비 증액 문제 등으로 갈등이 불거져 작년 9월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고, 이후 삼성물산이 단독입찰해 시공권을 따냈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서울 강남권 수주를 계기로 삼성물산이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4년 이후 8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주택 부문에선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9117억원으로 ‘5조 클럽’에 입성한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물론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보다도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물론 해외사업에서 69억6851만 달러(약 8조3238억원)를 수주하며 업계 1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주택 시장에서만큼은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의 방배6구역 수주는 향후 정비사업 수주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클린 수주’ 원칙 아래 정비사업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클린 수주’가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 아래 사업성과 입지가 뛰어난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래미안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조합과 시공사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뜨거운 시장으로 부상한 리모델링 사업 참여도 노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작년 6월 주택사업 부문에 리모델링사업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7년 만에 해당 부문에 뛰어들어 3475억원 규모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서울 용산구 이촌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 사업에 입찰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촌코오롱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5층~지상23층 높이의 아파트 959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된 후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조합은 오는 3월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분당 매화마을2단지는 GS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공공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적잖고, 최근 삼성물산이 현장설명회 전 홍보관을 조기 설치하려다 국토교통부의 시정 명령을 받고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흑석2구역 홍보관은 조합과 SH공사가 현장설명회 시 공개한 내용을 토대로 준비했던 것”이라며 “현장 OS요원을 활용한 불법 개별홍보를 차단하고 공식 홍보관을 활용해 조합원의 알 권리를 충족해주려 했던 조치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엔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SK에코플랜트 등 8개 대형 건설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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