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75%로 인상] 서울 아파트값 빠질까… ‘옥석 가리기’ 본격화

‘노도강’ 등 서울 외곽 지역 조정 가능성… 영끌족 부담 가중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박정환 기자]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충격파가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영끌’ 아파트가 몰린 서울과 수도권 외곽 지역의 집값이 조정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올해 하반기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영끌·빚투족의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은 전세계적인 고물가와 유동성 축소 기조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한번에 금리 0.50%p 인상)’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연준은 추가적인 빅스텝도 시사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인상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는 다섯 번이나 인상됐다. 특히 이번 조치로 금리는 두 달 새 0.50%나 올랐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9개월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회의가 열리는 오는 7·8·10·11월에 추가적인 금리인상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끌족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금융권에선 이번 금리인상의 여파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최고 6% 선에서 7%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1% 오르면 이자 부담은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번 금리인상이 당장 집값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향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서울과 수도권 외곽 지역을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일부 외곽지역에선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1~4월 노·도·강의 거래된 아파트 매매는 6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88건에 비해 2267건(78.49%)이나 줄었다.

 

이들 지역에선 하락 거래의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염광아파트 전용면적 131㎡는 이달 9일 10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7월 최고가(11억8000만원) 대비 1억8000만원 하락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르면 대출 이자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져 노도강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향후 원자재 가격 및 서비스 물가 상승세 등 글로벌 인플레 우려로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및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린 상태라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한 주택구입 수요는 당분간 숨을 고를 것”이라며 “평년보다 주택 매매거래량과 매매가가 흐름은 약보합 기류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에도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가 지속되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전셋값 하락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해도 전세금 차익 마련이 어려워진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나 대출 제한 등 금융 조치는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근본적인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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