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송정은 기자] “금리인상도 금리인상이지만 부동산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보니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거래가 없을 것 같다는게 더 힘드네요. 그나마 월세 거래는 이어지고 있는 점이 다행입니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50%포인트(p)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부동산 시장 위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출이자 부담을 느끼는 전세거래 대신 월세거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의 전월세전환율은 전국 기준 5.8%, 서울 4.8%로 현재 시중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6.20%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부동산원의 지난 6월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월간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수도권(-0.02%→-0.04%)과 서울(-0.01%→-0.02%) 모두 하락폭이 두드러졌지만, 월세가격은 수도권(0.17%→0.18%)과 서울(0.04%→0.06%)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성동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일반적으로 금리인상 시기에는 전세대출 이자부담으로 인해 전세거래보다 월세거래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월세 수익을 올리는 상가 같은 경우 경기나 금리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며 “임차인 입장에서도 전세대출 이자를 은행에 갚는 것보다 임대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이 오히려 저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워낙 바닥을 치고 있다보니 모두가 애초에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활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인해 임차인들이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거나 집을 반강제적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2년동안 최대 수억원 가량 전세보증금이 상승했으며 5%까지 보증금 인상폭을 억제하는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차인의 경우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 압박감이 지속되면 월세전환을 고려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임대인의 경우도 입주 초기 저렴하게 거래했던 전세매물들을 보증금은 그대로 두지만 상승한 부분에 대해 따로 월세를 받고자 하는 문의가 최근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입자들이 대부분 월세 매물을 찾다보니 임대인들은 전세 매물들을 월세로 바꿔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보증금을 내리고 깎인 부분 만큼 월세를 받는 거래도 최근 많아지고 있다. 또 다음 달부터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중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만큼 새로운 임차인들과 계약을 앞둔 임대인들이 계약을 월세로 진행할 지, 혹은 전세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지 문의하는 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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