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이주희 기자] 올 연말 개인고객 유치를 위한 카드사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에서 KB국민카드를 제치고 3위로 다시 올라섰고, 1·2위 카드사 간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또 다음달 선보일 간편결제 플랫폼 ‘오픈페이(가칭)’가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간편결제 시장도 견고하게 커지고 있어 카드사들의 오픈페이가 시장 판도를 얼마나 흔들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7일 여신금융협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9월 누적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은 신한카드가 99조4664억원(22.0%)으로 7개 전업카드사 중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카드가 89조9381억원으로(19.9%) 2위를 차지했고, 현대카드가 79조2947억원(17.5%), KB국민카드가 77조1420억원(17.1%)을 나타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8년 KB국민카드에 3위 자리를 내어준 이후 이번에 다시 3위를 탈환했다.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경우, 점유율 차이가 2.1%포인트로 격차도 좁혀졌다.
상위권 카드사의 고객 유치 점유율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르면 다음달 오픈페이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라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과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페이는 한 카드사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에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하면 간편결제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신한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BC카드·NH농협카드 등이 참여해 추진하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은 이미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신용카드 점유율 확대에 따른 마케팅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력 등이 카드사 입장에서는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신용판매 점유율 확대가 ‘양날의 검’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올 들어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금리도 빠르게 올라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도 커지고 있는 것도 수익성 저하 요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7개 전업 신용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 5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2.2%에서 1.9%로 하락했다. 이는 전체 수익규모는 늘었지만, 채산성은 오히려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 초 시행된 영세·중소 가맹점 대상 우대수수료 하향 조정 등이 평균 이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으로 신용판매 부문이 카드사의 핵심적인 이익 창출 역할에서 벗어난 지 이미 오래”라며 “다만, 개인 고객을 넓게 확보해야 수익 창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판매 점유율 확대 경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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