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꺾이고 당국 개입까지…은행 대출금리 하락 전망

은행 수신금리 하락에 지난달 신규 코픽스 하락 전망
이복헌 "은행, 가계·기업 부담 살펴야" 언급
변동형 주담대 상단 6%대로 내려올 듯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이번 주부터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소폭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든 채권시장 상황과 이에 따른 최근 수신금리 하락분이 반영돼 주요 대출 상품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당국과 정치권의 입김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은 대출금리 산정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2022년 12월 코픽스가 전월 대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운다.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4.34%로 지난 2010년 2월 산출 후 처음으로 연 4%대로 올라섰다. 코픽스는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등의 기준이 된다. 최근 당국의 예금금리 인하 개입 및 채권시장 안정에 따른 은행 수신금리의 하향 안정세를 고려하면 이날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코픽스는 하락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비정상적으로 올랐던 은행 예금금리가 최근 들어 서서히 정상화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1월 기준금리 인상 폭이 어느 정도 반영된 대출금리는 오히려 코픽스(2022년 12월분)를 반영해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은행 관계자도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 따라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은행 대출금리가 추가 상승할 여지는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출금리는 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 압박 속 시장 상황을 온전히 반영해 적용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앞서 이복헌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금융당국의) 개입은 충분히 필요하다”면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은행이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및 기업의 부담을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아닌 과도한 이자장사, 성과급 잔치 등의 프레임을 근거로 금리가 산정될 경우 예대금리에 왜곡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들어 일부 은행들은 선제적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튿날 우리은행도 변동형 주담대 대출금리를 0.7%포인트 낮췄다. 여타 은행들도 대출금리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연 7% 초반까지 뛰었던 변동형 주담대 상단이 연 6%까지 내려올 것으로 관측된다.

 

 차환 목적에 한정된 조처이지만 지난달 19일부터 은행채 발행이 재개된 점도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시장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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