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한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감일이 다가오자 경영권으로 분쟁 중인 카카오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공개매수, 자사주 매입, 우호지분 확보 등 다양한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청약일정은 오는 28일 오후 3시 30분까지다. 매수가격은 12만원이고 총 595만1826주를 모집 중이다. 만약 하이브가 공개매수 물량을 모두 확보할 경우 에스엠 지분율은 14.8%에서 39.8%까지 올라간다.
현재 하이브는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에스엠 현 경영진에 맞서,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 지분(14.8%)을 매입했다. 이와 별도로 다음 달 1일까지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공개매수 관련 자문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개매수는 주식의 매입기간·가격·수량 등을 미리 제시하고 증권시장 밖에서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공개매수를 하는 목적은 대주주가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고 지주회사가 되려고 자회사 주식을 매집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업계에선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내다보고 있다. 에스엠의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에는 13만원대로 뛰기도 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가 상향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자금은 7000억원 가량이다. 이와 함께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브는 3200억원을 계열사에서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 지분 인수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통상 공개매수는 마지막 날 입찰이 몰리기 때문에 지켜봐야겠지만 목표 수량인 25%에 미치진 못할 것”이라며 “공개매수가를 14만원 이상으로 올리면 필요 자금이 9000억원까지 늘어나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카카오가 공개매수가를 올려 역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가 제시할 방안으로는 공개매수, 블록딜, 우호지분 확보, 자사주 매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지분 인수 주체로 내세워 카카오가 최대 14만1000원까지 공개 매수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국부펀드(PIF)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중 1차 잔금 8975억원이 유입될 예정”이라며 “기존에 받은 투자금 5627억원을 합치면 총 1조4602억원의 투자 활용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활용할 경우 공개매수 단가는 최대 14만1000원”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 또는 재무적투자자(FI) 기반의 현금 출자가 수반될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당한 자금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