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넥스트 차이나’ 찾기에 분주하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으며 ‘탈중국’ 현상이 예상되면서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이 부상하고 있다. 운용사들도 이 국가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트 차이나’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이달 말 베트남 인구가 1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인구가 1억명을 돌파하면 세계에서 15번째로 인구 1억명을 돌파하는 국가가 된다. 젊고 풍부한 노동력과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정부의 지원 정책 등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전해 명실공히 제 2의 세계 공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베트남VN30(합성) ETF’,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 ETF’를 출시했다. 국내에서 베트남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한투운용 상품 뿐이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는 베트남 호찌민 거래소 상장종목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 등 시장 대표성을 갖춘 대형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VN30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ACE 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H) ETF는 VN30의 선물지수인 ‘블룸버그 VN3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과 작년 급락으로 낮아진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베트남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도 역시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며 관심 갖는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 인도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하고 있다. 인도는 14억명이 넘는 인구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1%다. 대표적인 인도 투자 상품으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KOSEF 인도Nifty50(합성) ETF’,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등이 있다. 지난 1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인도니프티50 ETF(상장지수펀드)’를 신규 상장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중 삼성자산운용도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현물(실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스와프 계약에 기반한 합성 ETF보다 위험 등급이 낮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인도 시장에 투자할 경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특성상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타격을 입는 상장사가 많기에 투자에 앞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송민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선임매니저는 “인도 Nifty 5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은 코로나19 당시 낮은 기업 금리와 정부의 지원금으로 부채 상환에 집중했고, 향상된 재무 건전성을 기반으로 GDP 대비 영업이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평가하는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도 후보 국가 중 하나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러·우 분쟁에 따른 공급망 이슈 등이 부각됨에 따라 천연자원 부국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거대 소비시장을 보유한 만큼 많은 기업들이 동남아 역내에서 수출시장 공략 1순위로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ETF 상품으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인도네시아MSCI(합성) ETF’가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시장 진출이 어려웠지만 최근 다시 그 관계를 쌓아가기 위해 운용사들이 노력 중”이라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기 위해 운용사들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