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아디다스 운동복, 환경호르몬 범벅?… “안전기준 마련 시급”

레깅스를 입고 운동하는 사람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YMCA가 나이키·아디다스 등 해외 유명브랜드 스포츠의류에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이하 BPA)가 다량 검출된 상황과 관련, 국내서도 전수 조사 및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서울YMCA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피부로 흡수돼 암·심장병 등을 유발하는 유해 환경 호르몬인 BPA가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에서 다량 검출됐다”며 “시장 점유율이 큰 국내 스포츠의류 업체들도 동일한 소재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이번에 문제가 된 해외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나 생산 제품에서도 미국 기준치 이상의 BPA가 검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에는 의류 포함 섬유제품의 BPA 노출과 관련, 안전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우려했다. 서울YMCA 측은 “우선 미국에서 문제가 된 브랜드들이 같은 제품을 국내에 유통했다면, 기준치를 초과한 BPA 검출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DL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스판덱스 원단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사와 이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스포츠 브랜드에도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YMCA 측은 “국내 기준이 없더라도 미국 기준으로 자체 BPA 검출 및 안전성 여부 등과 관련한 정보와 시험 결과를 국내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비영리단체 환경보건센터(CEH)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스포츠의류에 포함된 비스페놀A(이하 BPA)를 분석한 결과 수많은 스포츠 브랜드 의류에서 기준치(캘리포니아주 기준) 40배 이상에 달하는 BPA가 검출됐다. 캘리포니아주의 BPA 기준치는 3㎍으로 미국 내 다른 주에 비해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BPA는 여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인체에 유해한 내분비교란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이는 피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암·심장병·당뇨병·천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아식스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 8곳의 스포츠브라, 아디다스·뉴발란스·리복·노스페이스 등 등의 브랜드에서도 BPA가 나왔다. 레깅스, 반바지, 운동셔츠 등 스판덱스 소재가 포함된 폴리에스터 의류에서만 검출됐다.

 

CEH는 당시 “스포츠브라나 운동복은 몇 시간 동안 착용하는데다 많은 땀을 흘리기 때문에 많은 양의 BPA가 검출된 상황이 우려된다”며 “소비자는 운동 후 즉각 옷을 갈아입고 착용 시간을 줄이는 등 BPA 노출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업체를 대상으로 ‘BPA 제거’ 청원을 진행 중이다. 아직 관련 회사들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번 문제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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