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인, 은행 방문 업무 매뉴얼 마련 '편리성' 높여

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성년후견인이 은행을 방문해 피후견인의 금융업무를 대리하는 경우, 업무처리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등 관계기관은 성년후견인이 은행을 방문했을 때 명확한 사유 없이 업무처리가 거절되거나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지난 1월부터 실무작업반을 운영해 ‘성년후견인 금융거래 매뉴얼(매뉴얼)’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매뉴얼에 참여한 기관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서울가정법원,사단법인 온율 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901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 수준이나, 2025년에는 20.6%로 상승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에 따라 고령화사회(7%), 고령사회(14%), 초고령사회(20%)로 구분된다.

 

이처럼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고령, 질병, 장애 등 정신적 제약으로 재산관리나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성년후견제도’의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성년후견제도는 기존의 금치산, 한정치산 제도가 당사자의 행위능력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에 따라 2013년 민법 개정을 통해 마련됐다.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된 지 약 10년이 지났음에도 후견인이 금융회사를 방문해 금융업무를 대리하는 경우, 은행마다 제출해야 할 서류가 다르거나, 은행을 방문할 때마다 동일한 서류의 제출을 요구받는 등의 불편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 민간전문가 등으로 실무작업반을 구성했고 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해 은행을 방문했을 때 은행 창구 직원이 후견인의 권한을 확인하는 방법에서부터 거래내역 조회, 예금계좌 개설·해지 등 은행에서 자주 이루어지는 업무에 대한 세부 처리방식과 주요 질의·응답을 정리해 매뉴얼을 마련했다. 

 

우선, 매뉴얼은 후견 관련 사항에 대해 공적으로 증명하는 서류인 ‘후견등기사항증명서’를 은행 창구 직원이 어떻게 이해하고, 어느 사항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 등 후견인의 권한 확인 방법을 세부적으로 다뤘다.

 

예를 들어, 법정후견 중에서 성년후견은 원칙적으로 피후견인에 대한 모든 사무를 대리할 수 있으나, 금전을 빌리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 등은 법원의 허가나 후견감독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어, ‘후견등기사항증명서’에서 ‘대리권의 범위’ 항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매뉴얼은 후견인과의 금융거래시 상황에 따라 제출받아야 할 최소한의 필수 확인서류를 제시했다. 예컨대 후견인이 대출, 부동산 담보제공 등 ‘후견등기사항증명서’에서 ‘법원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으로 정해둔 업무를 신청하는 경우, ‘후견등기사항증명서’와 더불어 ‘법원 심판문 정본’을 추가적으로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매뉴얼은 거래내역 조회, 예금계좌 개설·해지·만기시 처리, 계좌이체·자동이체 신청, 담보대출·신용대출 신청, 현금자동입출금기 사용 및 체크카드·현금카드 사용 등 은행 주요 업무별 참고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하고, 이와 관련해 질의·응답을 추가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은행과 후견업무 관련기관 등을 대상으로 매뉴얼을 배포하고,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해 후견인과 금융거래시 불편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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