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활용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18일 백화점·마트·편의점·이커머스 등 업계에 따르면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AI가 최근 검색·맞춤형 추천·챗봇 상담 등을 넘어 무인·초개인화 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이커머스, ‘데이터 수집’ AI 적극 활용
마켓컬리는 자체 개발한 데이터 수집·분석 시스템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데멍이)’로 물류를 관리한다. 데멍이는 고객의 기존 주문과 일별 상품 판매량, 고객 행동 데이터, 날씨, 요일, 프로모션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발주를 진행한다. 예측에 따라 상품을 입고하고, 동시에 고객 주문을 접수해 배송 작업에 들어가는 식이다. 이를 통해 컬리는 신선식품 폐기율을 1%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놀라운 수준이다.
11번가는 판매자를 위한 유료 서비스 ‘AI셀링코치’를 통해 편리한 마켓 이용을 지원한다. 판매자가 선택한 키워드의 최근 2개년 월간 검색 수, 판매 경쟁도와 최근 30일 내 주요 지표(노출 상품수·주문건수·평균 판매가 등)를 시각화된 그래프와 표로 보여주고 해당 키워드에 대한 성연령별 고객 유형, 연관 키워드 등의 상세 분석 내용을 제공한다. 높은 판매 성과를 올리기 위해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도 제시한다.
◆‘마케팅 AI’ 개발하는 백화점
오프라인 판매채널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통해 광고 카피·판촉 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를 제작하고 있다. 일례로 ‘봄’과 ‘입학식’을 키워드로 향수 광고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향기로 기억되는, 너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일평균 마케팅 제목과 본문을 각 330건을 생성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2주가량 걸리던 행사 홍보문구 선정 소요 시간을 3∼4시간으로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롯데 그룹도 AI 도입이 활발하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AI 아티스트 노엘 반다이크와 협업해 봄철 백화점 내·외부를 장식할 비주얼 테마를 선보였다. 또 롯데쇼핑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전국 6곳에 세우는 고객풀필먼트센터(CFC)는 AI에 기반한 ▲수요 예측 ▲재고 관리 ▲상품 피킹과 패킹 ▲배차 시간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광고 제작 서비스, 개인화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편의점, 마케팅 이어 무인 서비스까지
GS25는 최근 챗GPT 기반 AI 기술로 상품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챗봇 서비스 ‘아숙업’을 통해 맛·알코올 도수·레시피·디자인·상품명·가격 등을 책정해 ‘아숙업 레몬스파클 하이볼’을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GS25와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는 물건 구매시 출구로 나오면 입장할 때 등록한 결제 수단으로 자동 결제되는 ‘AI 편의점’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AI 센서가 ▲고객의 행동 ▲상품 정보 ▲무게 등을 파악해 계산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유통업계 전반에서 AI 활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장중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최근 열린 ‘유통물류 AI 활용전략 세미나’에서 “일상과 깊숙이 연관된 유통업은 큰 혁신이 일어날 본거지”라고 정의하며 “지금까지는 AI 기술이 업무를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미래에는 AI에 기반한 무인매장과 무인매대 등을 통한 새로운 유통 포맷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