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도 친환경 경영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생산 과정상 탄소 발생이 불가피 하지만 줄이는 것에 목표를 두고 그린 경제를 꿈꾼다.
◆삼성전자 “자원순환성 높일 것”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한국지역난방공사와 ‘반도체·집단에너지 산업 간 에너지 이용 효율화 및 저탄소화 협약’을 체결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30도 폐온수를 지역난방 열원으로 활용하자는 목적이다. 히트펌프를 활용한 신기술 시범 사업을 연내에 착수할 계획이다. 양사는 반도체 산업과 집단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열 생산에 들어가는 액화천연가스(LNG)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현재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에너지원 확대를 위한 반도체 업계 이니셔티브인 ‘에너지 공동협력 이니셔티브’와 ‘CF(카본 프리) 연합’에 동참하고 있다. 자원순환성을 높이기 위해 원료·제품생산·폐기·재활용 전 분야에 친환경 솔루션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올해 출시된 인공지능(AI) 폰 갤럭시 S24 시리즈 스피커에는 재활용 희토류 100%, 재활용 강철이 40% 이상 적용됐다. 특히 울트라와 플러스 기종에는 재활용 코발트를 50% 적용한 배터리가 사용됐다.
지난해 9월에는 신환경경영전략도 발표했다. 2030년 디바이스경험(DX) 부문부터 2050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포함한 전사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 “재활용 소재 사용 비중 확대”
SK하이닉스는 2월6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 최초로 재활용, 재생가능 소재를 제품 생산에 적극 활용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SK하이닉스 측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 재활용을 중심으로 한 ‘순환경제’ 시스템이 전세계 국가와 기업들에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재활용 소재 사용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행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하는 제품에서 재활용 소재가 사용되는 비율을 2025년까지 중량 기준 25%,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인 구리, 주석, 금 등 일부 금속 소재부터 재활용 소재로 전환하기로 했다. 금속 소재는 메모리 반도체 완제품 중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다른 소재로 대체하기도 어려워 재활용시 자원 순환 측면에서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반도체 완성품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플라스틱 포장재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교체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체제도 정비했다. 회사가 직접 구매하는 재활용 소재에 대해 인증 절차와 품질 평가를 강화하고, 협력사가 납품하는 부품 소재도 품질 평가서를 제공받아 검토한 후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