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에 변화가 생길까.
25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미국 IT 전문 매체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낸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아이폰 등 기기 사용자 경험이 크게 변할 전망이다. 폐쇄적인 생태계로 잘 알려진 애플에게 개방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법무부와 16개 주 법무장관은 애플이 아이폰과 애플워치 사업을 넘어 광고, 브라우저, 페이스타임, 뉴스서비스까지 반경쟁적 관행을 이어가며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고 뉴저지 지방법원에 고소했다.
미 법무부는 “애플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혁신을 저해하고 이용자에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4000억 달러에 달하는 1년 매출 약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법무부는 애플이 사용자들을 생태계에 가두고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왔다고 주장했다.
타사 하드웨어 기기와 아이폰 간 호환성 및 앱스토어 결제 기능을 자체 시스템으로 제한한 것도 지적했다. 게임 등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 방해는 물론 경쟁사의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슈퍼 앱도 제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법무부가 승소해 운영 전략이 바뀐다면 이용자들의 경험 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앱스토어 이용이 확대되면 애플 규정 때문에 개발하지 못했던 앱을 개발할 수 있고, 비싼 인앱 수수료를 피해 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애플페이 외 비접촉식 결제 서비스의 개방도 기대할 수 있다. 메시지 말풍선 차별도 사라지고 다른 기기와의 활성화도 용이해진다.
애플의 개방적인 태도는 기술 개발에서도 필요한 시점이다. 애플은 그동안 기기에 탑재되는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인공지능(AI)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다소 뒤처진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경쟁업체들이 ‘AI 폰’을 내놓을 때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애플의 매출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제품에 AI를 활용하는 다른 테크 기업에 밀리고 있다”며 “애플이 다른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이에 애플은 중국 바이두의 AI 모델 ‘어니봇’을 비롯해 구글, 오픈AI 등 여타 경쟁업체와 아이폰의 AI 탑재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