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탄 가운데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이 이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소재 9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매매 거래가 3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올해 1월~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1만8830건 분석 결과 9억원 이상 거래가 52.4%(9870건)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통계를 시작한 2006년(매년 1월~5월 기준)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직전 최다는 집값이 급등하던 2021년 9608건으로, 2022년 3077건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6406건으로 반등한 데 이어 올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1298건으로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 1087건, 성동구 889건, 서초구 841건, 마포구 749건, 강동구 732건, 동작구 587건, 영등포구 582건, 양천구 430건, 광진구 321건순이었다.
강남과 마용성 대장 아파트들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역삼럭키 전용 84.97㎡는 지난해 5월13일 17억8000만원(9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5월30일 거래된 가격은 19억2500만원(8층)으로 1억4500만원 올랐다.
마포구 염리동 프레스티지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16억4000만원(11층)으로 신고가를 썼다. 두 달 전인 지난 4월 같은 면적 15억6500만원(16층)보다 8500만원 상승했다. 전용 84㎡도 반년 만에 9000만원 오른 19억9000만원(22층)에 지난달 29일 거래됐다.
이러한 거래 흐름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6주 연속 상승세를 탄 데 이어 상승 폭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7월 둘째 주(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은 전주보다 0.24% 올랐다. 상승 폭도 전주(0.20%)보다 확대됐다.
25개 자치구 중에선 성동구(0.52%)가 가장 상승 폭이 컸고, 강남구(0.28%), 서초구(0.40%), 송파구(0.41%) 등 강남3구와 마포구(0.35%), 용산구(0.36%)도 오름세를 보였다. 정주 여건이 좋은 선호단지가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인근 단지로 확산하는 양상으로 분석된다.
전셋값도 전주보다 0.20% 오르며 6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치구별로는 영등포구(0.36%), 은평구(0.34%), 노원구(0.30%) 순으로 오름세가 높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 5월 말 기준 6억477만원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 심리도 강하다. 한국은행 ‘6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심리지수(CCSI)는 7포인트 오른 108로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미국 금리 인하 이후 4분기 중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도 아파트 구입 심리를 키우는 요소다.
다만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기에 금리 인하까지 겹치면 가계부채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 한은도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해서 잘못된 시그널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금통위원 모두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