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천만시대, 일자리가 희망이다②] 일자리 사업, 경제적 안정·건강 개선…노인 삶의 질 높인다

 노인복지정책 수단의 일환으로 2004년 도입된 노인 일자리 사업이 2만5000개로 시작해 지난해 88만3000개, 올해는 103만개까지 대폭 늘어났다. 이러한 노인 일자리는 단순히 노인들의 경제적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뿐 아니라 노인들의 삶을 지탱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2022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는 은퇴한 고령 세대를 위한 중요한 소득보장제도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 및 대기자 3596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사업 참여 이유’를 물은 결과 74.2%가 ‘경제적 이유’라고 답했다. 경제적 이유로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를 신청한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10%포인트 더 높았으며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에 비해 경제적 고통을 더 많이 겪고 있다고 답했다. 

 

 2021년 ‘노인 일자리 참여자 가구소득 구조 및 빈곤 특성 분석’을 보면 노인일자리 참여를 통해 월평균 약 17만원의 가구소득이 늘었으며 미참여 노인 집단에 비해 참여 노인집단의 상대 빈곤율은 약 3%포인트 감소했다. 빈곤갭(빈곤층의 평가소득과 빈곤선의 격차) 비율은 약 16%포인트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신체적·정신적 건강 개선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 건강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참여자가 3.74점으로 대기자(3.37점)보다 높았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의 우울 수준이 0.32점 감소한 효과도 있었다. 건강 상태는 대기자보다 0.37, 운동빈도는 0.94 더 높았다. 특히 일자리 효과는 의료비 절감 효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84만5000명이 노인 일자리에 참여해 건강 상태가 개선됐으며, 참여자 1인당 월 평균 약 7만499원의 의료비가 감소했다. 

 

 노인 일자리로 사회적인 관계도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자와 대기자 간 사회적 관계 수치를 비교한 결과, 참여자가 ▲가족관계(0.3) ▲친구관계(0.17) ▲이웃, 지인관계(0.21) 등 항목에서 긍정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인간의 연령별 행복도를 보면 어릴 때는 높고 40대는 떨어지고 노인이 되면 다시 올라가는 유(U)자형을 보이는데,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어릴 때만 높고 나이가 올라갈수록 계속 떨어진다”며 “하지만 노인들이 건강 수준과 자신의 욕구에 부응하는 일자리에 참여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일자리 확대를 통해 젊은 층은 노년 부양비 감소로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고, 노인의 행복도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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