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달리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시장 관계자들은 놀라는 눈치다. 특히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의 국고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채권 약세 압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채권 시장 관계자들은 WGBI 편입과 관련해 의외의 결과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2022년 9월 WGBI 관찰대상국 포함 후 2년가량이 흘러 통상적인 편입 기간을 채웠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다만 실제 편입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웠고 내년 3월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편입 성공은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라며 “장이 열리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7~10bp(1bp=0.01%포인트) 정도 떨어지며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숏(매도) 재료가 많았는데 오랜만에 나온 롱(매수) 재료에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우리 정부는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인 201조3000억원에 달하는 국고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WGBI 편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더라도 국내는 상대적으로 덜 오를 수 있다”며 “내년도 국고채 발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완화할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WGBI의 실효 듀레이션은 7.2년이다. WGBI 편입에 따라 외국인의 장기물 수요가 커지면서 장기물 소화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다만 WGBI 편입에 따른 강세 효과가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 이슈는 수년 전부터 계속 있었고, 그때부터 외국인 자금은 조금씩 유입이 됐다”며 “WGBI 편입에 따른 시장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