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를 계기로 사망사고가 발생 건설사 명단 공개 제도 재도입 논의가 불이 붙는 모양새다. 다만 실효성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들의 명단을 국토교통부가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건설기술 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 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사망자가 발생한 건설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 등 건설 사업자 명단과 공사명, 사망자 수 등을 분기별로 인터넷 등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명단 공개 자체는 국토부령으로 정하되, 구체적인 공개 범위와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명시했다.
국토부가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상위 20위 건설사들의 건설 현장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총 1868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사망자는 35명으로 전년(25명)보다 25% 증가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우건설로 모두 7명이 숨졌다.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각 5명), 현대건설(3명)이 뒤를 이었다. 모두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안에 드는 대형건설사들이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시공사 역시 지난해 기준 시공 능력 평가 4위를 차지한 현대엔지니어링이다. 박 의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경각심을 제고하고 책임을 강화해 건설현장에서 안전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 건설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들을 분기별로 공개하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건설 현장의 인명 피해를 줄이려는 취지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100대 건설사 명단을 공개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지난해부터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최근 들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 명단을 공개하는 작업을 재추진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지난 5일 ‘건설기술 진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사망자가 발생한 건설사의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7일에는 고용노동부, 대한건설협회, 한국건설안전학회 등과 함께 민관 합동 추락사고 예방 전담조직(TF)을 통해 논의한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대책을 발표하면서 시공능력평가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 공개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썩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고 건설사 명단을 공개해서 사고가 준다고 하면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예전에도 단순 망신주기에 불과한 것 같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명단 공개보다는 실효성 있는 안전사고 방지책 마련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