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사교육 참여율은 역대 최고인 80%에 이르렀다. 사교육 열풍은 영유아들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3일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와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사교육비는 2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1000억원(7.7%) 늘어났다. 사교육비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80.0%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사교육 참여율이 8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교육비 총액과 참여율이 증가한 부분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사교육 대책이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증가는 하나의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원인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차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교육비 조사는 1차 3~5월, 2차는 7~9월에 하는데 늘봄학교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다 보니 정책효과가 조사 시점에서 발휘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파악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등 단계 사교육비 증가엔)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잘 키워보겠다는 심리가 많이 작동되는 것 같고 사교육 참여율이 많아지다 보면 동조하는 것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학부모 인식 개선을 병행해서 사교육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이 사교육비 증가를 부추겼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의대 입시 준비를 위한 사교육 대상은 사실 최상위 1~3% 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전체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0%라는 것을 고려할 때 사교육비 증가가 단순히 의대 정원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의대 증원이 사교육비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더 면밀한 분석을 해보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7~9월 영유아 사교육비에 대한 시험조사도 실행했는데 지출 총액이 81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 따지면, 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아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가정에서 양육하는 유아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32만3000원으로 기관(유치원·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유아 11만4000원보다 많았다.
실제 사교육에 참여하는 유아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 33만2000원이다. 소위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 학원에 지출하는 비용을 연간으로 계산하면 185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립대 연간 등록금의 2.4배에 달한다.
교육부는 “영어유치원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고 영어 학원이라는 표현이 맞다. 지난해부터 시도교육청과 함께 허위·과장광고 등을 집중적으로 행정 지도한 바 있다. 지난해 297개 유아 대상 학원을 점검했고 176개 학원에서 261건의 적발 건수가 있어 347건의 조치를 했다”면서 “곧 집중점검 계획을 하고 있고, 기타 제반 경비, 차량비, 식비, 재료비 등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살펴보고 잘못된 게 있으면 행정처분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분별하게 선행학습을 하거나 유치원처럼 광고하거나 교습비를 추가 징수하거나 이런 상황을 엄밀하게 들여다본다는 취지다.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