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등산을 시작으로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 수영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졌다. 겨울 동안 줄어들었던 신체 활동량을 보충하는 과정에서 자칫 무리하게 움직이다 보면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는 일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갑작스럽게 팔을 들어 올리거나 회전시키는 동작을 반복할 경우,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 주변을 감싸고 있는 네 개의 힘줄로,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으로 구성된다. 이 힘줄들은 팔의 회전과 들기, 내리기 같은 일상 동작을 부드럽게 수행하게 도와주고 어깨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중 하나라도 손상되면 팔을 올릴 때 통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제한되며, 심한 경우 팔을 들 수조차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김경일 성남 성모윌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은 운동선수나 전문적인 스포츠 활동을 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이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직업군, 그리고 중년 이후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팔을 머리 위로 반복적으로 올리는 동작, 무리한 스트레칭, 갑작스러운 움직임 등 일상 속 작은 동작들도 누적되어 회전근개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개인의 어깨뼈 구조에 따라서도 회전근개파열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 견봉이 평평하지 않고 아래쪽으로 굽어 있거나 돌출된 형태일 경우, 이 부위가 회전근과 반복적으로 마찰을 일으켜 파열이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문제를 어깨충돌증후군이라 하는데, 선천적인 요인 외에도 자세, 운동 습관 등의 생활 방식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초기에는 어깨를 들어올릴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특정 각도에서만 불편함이 생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더 심해지고 야간에 악화되어 숙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팔을 올렸다가 내릴 때 갑자기 힘이 빠지며 ‘툭’ 떨어지는 느낌이 들거나, 움직일 때 어깨에서 마찰음이나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오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부분 파열이 완전 파열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에 나선다면, 비수술 방법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주사치료 등이 대표적인 방법으로, 이러한 치료를 통해 증상의 완화뿐 아니라 손상 부위의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힘줄이 크게 파열되거나 주변 구조물까지 손상이 진행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을 통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회복에도 시간이 더 걸린다.
김경일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은 다양한 어깨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정밀 진단을 통한 감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단순한 근육통이라 생각해 방치하지 말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정확한 검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어깨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