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오요안나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면서 MBC가 가해자로 거론된 기상캐스터 A씨와 계약을 해지했다.
MBC는 22일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거론된 기상캐스터 A씨와 지난 20일자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고인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앞서 유족이 가해자로 지목했던 다른 기상캐스터 3명에 대해서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조사 결과 이들 3명과 관련해서는 문제 사항이 없다는 판단이다.
고용부는 지난 19일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관련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이 MBC를 상대로 진행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인은 2021년 입사 후 선배들로부터 업무상 수시로 지도·조언을 받아왔다.
고용부는 이 과정에서 단순히 지도·조언의 차원을 넘어 사회 통념에 비춰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행위가 반복됐다고 봤다. 아울러 “당사자들 간에 선후배 관계로 표현되는 명확한 서열과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조직문화 속에서 선후배 간 갈등이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들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괴롭힘 행위의 예시로 고인과 가해자의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근로자는 아니라 관련 보호 제도 적용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MBC는 “오요안나씨의 명복을 빈다. 유족들께도 머리 숙여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조직문화 개선, 노동관계법 준수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올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족 측은 가해자를 총 4명 지목하며 실명을 공개했지만 MBC는 이들에 대해 직무 배제 등 조치를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