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출시되는 편의점 신상품의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컬래버레이션(협업)이다. 유명 연예인이나 크리에이터를 전면에 앞세운 간편식부터 인기 캐릭터 굿즈를 제공하는 시즌 상품까지, 팬덤을 공략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 세븐일레븐은 스포츠 팬덤 공략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직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띠부씰(탈부착 스티커)만 담긴 빵을 출시해 팬들의 갈증을 풀어준 데 이어, KBO 리그 팬들의 수집 욕구를 부르는 컬렉션 카드까지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거인의 함성, 마!’ 상품 시리즈를 선보였다. 상대팀 투수가 주자에게 견제구를 던졌을 때 외치는 ‘마!’라는 구호를 상품명으로 표현해 뜨거운 부산 야구 응원문화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세븐일레븐과 롯데 자이언츠는 마! 시리즈 출시를 위해 지난해 기획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빵(PB), 꼬깔콘(스낵), 크러시(맥주), 월드콘(아이스크림) 등 롯데 계열사 제품에 롯데 자이언츠 지식재산권(IP)을 가미해 경쟁력을 높인 게 특징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빵과 꼬깔콘의 경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과 마스코트 등으로 구성된 120종의 띠부씰이 동봉된 점이다. 프로야구 개막과 맞춰 SPC삼립에서 출시한 ‘크보빵’에는 롯데 자이언츠만 제외돼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롯데웰푸드가 제빵 사업을 하고 있어 합류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해태제과가 KBO와 손잡고 지역 한정판 홈런볼을 출시했을 때도 롯데 자이언츠만 제외됐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는 조금 늦었지만 응원하는 팀의 띠부씰로만 구성된 제품이 나와 오히려 좋다는 반응이 나온다. 크보빵의 경우 10개 구단 선수 및 마스코트로 구성된 띠부씰 189종과 국가대표 스페셜 띠부씰 26종으로 구성돼 응원하는 팀을 뽑기 어려웠다.
협업 소식이 알려지자 세븐일레븐 모바일앱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꼬깔콘, 빵 등 관련 상품 검색 키워드가 10위권 안에 모두 들었다. 인근 점포 재고 찾기에서도 ‘마! 거인단팥빵’이 전체 검색 상품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관련 게시글의 조회수와 좋아요가 폭주했으며, 당장 구매하겠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황금연휴 기간인 지난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점포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협업 상품을 구하려는 팬들이 몰리면서 준비 수량 4만개가 모두 팔려 나갔다.

세븐일레븐은 추억의 과자인 팅클도 롯데 자이언츠 협업 상품으로 새롭게 출시한다. 2003년 롯데웰푸드에서 출시했던 팅클은 동그란 모양의 초코과자 안에 촉촉한 초콜릿이 듬뿍 들어 있는 제품으로, 성인이 된 2030세대들에게 추억의 과자로 남아 재출시 문의가 빗발쳤던 상품 중 하나다. 최근 세븐일레븐 인스타그램에는 팅클 초코맛의 컴백 소식과 함께 메론맛 출시를 예고하는 글이 게시돼 주목받았다. 이 제품에도 마찬가지로 띠부씰이 동봉된다. 해당 게시글에는 좋아요 1만개, 댓글 1900여개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이처럼 프로야구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00만팩 판매 신화를 기록했던 KBO 프로야구 콜렉션 카드의 2025년 버전을 출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더욱 화려한 라인업과 규모, 그리고 볼거리를 자랑한다. KBO카드 2025년 버전은 KBO리그 10개 구단 선수 및 은퇴선수를 포함해 총 151명으로 구성돼 전년보다 10명가량 늘었다.
카드 구성도 3종에서 5종으로 확대해 수집 만족도를 높였다. 지난해 선보인 노멀, 홀로, 친필사인 카드 외에 퍼즐과 클로버 카드를 새롭게 추가했다. 퍼즐카드는 구단별로 9장의 카드를 모으면 하나의 작품이 되는 카드이며, 클로버 카드는 얇은 플라스틱 재질의 투명 포토카드다.
세븐일레븐은 2023년 9월 K리그파니니카드를 시작으로 EPL파니니카드, KBL농구카드, KOVO배구카드 등 9차례 스포츠 카드를 판매해 누적 판매량 650만팩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 단독 상품인 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방문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유례없는 인기 시즌을 누리면서 팬덤 문화가 굿즈 수집문화와 연계돼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했다”며 “스포츠는 세대 구분 없는 대중적인 인기 콘텐츠로, 향후에도 관련 소비문화는 식품유통업계에 중요한 차별화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