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3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4조달러(약 5500조원)을 넘어섰다.
21일 가상자산 정보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 세계 가상자산 시총은 사상 처음으로 한때 4조달러를 돌파했다. 테더의 시가총액도 1616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크립토 위크(가상자산 관련 특별 입법 기간)을 맞아 12만300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 18일 스테이블 코인 규제안인 지니어스법, 암호화폐 시장 규제 명확화를 위한 클래리티법(Clarity Act), 연방준비제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CBDC 감시국가 방지법 등 3대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지니어스법은 미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친 상태다. 나머지 두 법안은 현재 상원 심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2022년 11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 파산 사태 당시 시총이 약 8000억 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상자산 전략 비축 행정명령 등 가상자산 친화 정책을 잇달아 펼치며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9조 달러 규모의 미국 퇴직연금 시장이 가상자산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서명도 준비하고 있다.
벤치마크 컴퍼니의 마크 팔머 애널리스트는 “명확한 규제 틀이 마련되면서 기관 자금의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번 입법 조치로 월가 대형 은행과 투자 기관, 주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은 “독자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가상자산 결제와 유통 관련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을 위시한 디지털 자산의 부상은 테마를 넘어 트렌드로 바라봐야 한다”며 “미국이 글로벌 기준을 마련하면 한국도 부합하는 제도를 마련할 것으로 스테이블 코인이 테마로 부상한다는 것은 글로벌 유동성 환경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금융시장과 가까워질수록 시장 붕괴 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은 “지니어스법이 스테이블코인이 우리 금융 시스템 전체를 파괴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